한지현 작가의 <사랑하니까 엄마다> 전시회

그림을 전공한 미술학도가 결혼을 하여 엄마가 되었다. 5살, 6살 두 딸의 엄마.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붓을 놓은 지 꽤 되었지만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을, 커가는 모습을 화폭에 담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래서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살금살금 걸어 나와 붓을 들었다. 원래는 동양화를 전공하였으나 밑작업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어 그리려면 아크릴 물감이 낫겠다 싶었다. 그렇게 한 점, 두 점 그려갔다. 그림 속 아기들은 어느덧 스스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이 되어갔다.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보드레 안다미로 갤러리에서 ‘사랑하니까 엄마다’란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 한지현 작가(사진‧좌)의 이야기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힘들지만 즐겁습니다. 말을 안 듣는 아이들과 아옹다옹하다가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같이 웃고 떠듭니다. 대단하게 잘 해주지는 못하지만 같이 앉아 책을 읽는 것도,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것도, 또 가끔 같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이번에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집에 찾아온 이웃들이 그림을 보더니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전시회를 권유했다고.
“그림을 그릴 때의 마음이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술적으로 훌륭하지는 않지만 그리는 이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는, 처음 미술을 배우던 그 때의 작품처럼 말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꼈던 잔잔한 행복들을 같이 나누고 싶어서 용기를 냈고, 이번에 초대전시회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을 나온 수재인 한작가는 특별한 가족사랑 아이디어를 담은 책 <사랑하니까 아빠다>의 저자 김지배 장로의 며느리이기도 하다.
“시아버님 책 주제에서 차용했냐고요?(웃음) 맞아요. 책에는 아버님의 삶이 녹아있지요. 아버님처럼 남편도 가족사랑이 남달라요. 사랑하니까 아빠이고, 사랑하니까 엄마이지요.”
인터뷰 자리를 함께 한 김 장로가 며느리 자랑을 살짝 펴놓는다.
“그림 작업을 이렇게 애써가며 해왔는지 몰랐어요. 참 지혜롭고 용기가 있는 사람이에요. 전 우리 며느리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합니다. 아들과 함께 2010년 10월 1일 강남교보에서 만났거든요. 수첩에 적어놓고 그때마다 축복하며 문자를 보내요. 이렇게 아들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작은 것에 감격하고 배려하니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옆에서 연신 부끄러워하며 얼굴에 부채질을 하던 한 작가는 올해의 계획을 말한다.
“올해 안에 남편과 함께 그림동화책을 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요. 또한 앞으로도 아이들 모습과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화폭에 잘 담아서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전시회 장소 : 보드레 안다미로(서울시 종로구 삼청로2길 3-8, 02-723-0101)
www.bodre-andam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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