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 마디

오늘 큰 아이와 사소한 것을 가지고 싸웠다. 아이랑 싸운다는 게 웃긴 일이지만 잘못했다고 하면 넘어갈 일을 크게 만들어 아들과 싸운 속 좁은 아빠로 만든 아이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렸을 때의 일이 스쳐지나갔다.
초등학교 다닐 쯤 아버지랑 싸운 적이 있었다. 기억컨대 아버지께서는 마음 상해하셨고, 나도 어쩔 줄 몰라 했다. 얼마간의 침묵 후 아버지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셨다.

“밥 먹었냐?”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있잖아, 사실 난 부모가 처음이야. 넌 나에게 첫 번째 아이거든. 그런데 너도 자녀가 되어 본 것이 처음이지?”

“처음이라는 것은 실수할 수 있다는 뜻이야. 아빠도 부모가 처음이라 실수해. 너도 자녀가 처음이라 실수하는 거야. 원래 처음이라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거니까…. 그러니까 아빠의 실수를 이해해 줘. 나도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할게. 서로가 더 많이 용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어린 시절 말을 걸어주셨던 아버지를 기억한다. 그것이 내 인생에 밑거름이 되었다. 갈등이 있어도 먼저 말을 걸어주셨던 아버지.
순간 아이에게 민망해 피식 웃었다. 웃는 내 모습을 본 아이도 따라 웃는다.
아버지가 오늘따라 더 그립다. 나도 내 아이에게 아버지 같은 아빠였으면 좋겠다.
/ 김동영·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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