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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화)려한 봄날”
장애자녀 둔 어머니의 힐링여행
[212호] 2017년 07월 01일 (토) 고명진 @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소원처럼 늘 고백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는 누가 돌봐줄까 걱정된다. 우리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
자식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싶은 어머니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는 자녀보다 ‘하루 더 살아야 한다’고 고백한다. 어머니가 없을 때 자녀 혼자 남아 ‘홀로서기’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는 늘 근심과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쉽지 않은데, 차갑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에 웬만하면 밖에도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모처럼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나도 곧 할 말이 없어진다고 한다. 남편 자랑, 자식 자랑, 여행 등이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에게는 모두 꿈같은 이야기다.

꿈같은 이야기를 선물하다
어머니들에게 꿈같은 이야기를 선물하고 싶었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花(화)려한 봄날’이다. ‘화려한 봄날’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봄처럼, 삶의 고비마다 그 무게를 감당하고 지내온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를 위로하고, 더 나아가 봄날같이 화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옆에서 응원하고 싶어 마련했다.
 2013년 4월, ‘화려한 봄날’을 처음 시작했다. 교회에서 준비한 바자회와 교우들의 후원을 통해 필요 경비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신청이 우리 생각과 달리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이를 두고 한 번도 떨어져 본적이 없기에 쉽게 용기를 내는 분들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아띠스토리’(아띠는 순우리말로 친한 친구) 돌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부모가 떠나는 1박 2일 동안 아이들을 전문 사회복지사와 봉사자들이 돌봐주는 것이다. 그렇게 마련된 첫 ‘화려한 봄날’ 40명의 어머니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교감
몇 해가 훌쩍 지났지만, 첫 여행을 다녀오며 어머니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세상에 나만 이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함께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교회에서 하는 행사라 전도할 줄 알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 좀 의아스러웠다.”
“아이가 보고 싶지만, 지금 이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
“내가 정말 이런 사치를 누려도 되는지…. 30년 만에 처음 1박 여행이다.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집에 있는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정말 기뻤고, 감사하다.”
그렇게 시작한 ‘화려한 봄날’은 올해 4번째 여행을 다녀왔다. 올해는 2박 3일로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왔는데, 교회 교우들의 후원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헌신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앞에서 어떤 어머니가 언급한 것처럼 교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라고 해서 억지로 하나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봉사자들의 헌신과 소통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교감한다.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믿겠다고 고백하며 교회에 나오는 어머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잘 지내고 계시죠? 저 처음으로 교회에 예배드리러 갈까 하는데 몇 시에 가면 되나요?”
‘화려한 봄날’을 다녀온 후 한 어머니에게서 온 메시지다. 메시지를 보내온 어머니는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 떠난 지가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 이번 여행을 망설였다고 했다. 교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교회 다니라 강요하는 게 아닌지 불안했지만 그래도 일단 갔는데, 2박3일 동안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고 다시 교회에 나가 예수님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현재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

‘花(화)려한 봄날’은 장애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인생여행이자 모험이다. 단 한 번도 떨어질 수 없었던 이들에게 얼마나 큰 모험이겠는가! 우리 교회의 작은 섬김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도 못하고 흐느끼는 부모들이 힘과 용기를 얻기를 소원한다. 또한 우리의 작은 섬김을 통해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이며, 한 영혼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과 거룩한 교회를 향한 열정이 가득하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20일’의 저자로, 방송설교 및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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