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나다

고민을 하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마음도 머리도 무거웠다. 손에 든 스마트폰을 열어 아무 의미 없이 이것저것 뒤져보다 그마저도 멈추고 걷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동네길. 버스도 지나가고, 사람도 지나가고, 하늘 위 구름도 지나가고. 반듯해 보이지만 이리 저리 얽혀 있는 길들 사이를 지나가는 동안 고민하던 것에 명쾌한 답이 떠올랐다. 생각해낸 것인지, ‘생각’을 만난 것인지. 속이 시원해졌다.
길 위에서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책들, 영화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며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살아온 날들에 대한 후회 때문에 어찌 살아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길을 걷다 그 길 위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들. 서 있는 곳에서 떠나지 않으면 길 위를 걸을 수 없고, 수많은 길 위에서 헤매듯 걸어도 길 위에 있다 보면 새로운 생각, 보다 본질적인 것과 마주하게 된다는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6월호를 만들며 특집 ‘길 위에서 만나다’를 마련한 것은 여름을 맞아 길을 찾아 떠나보며, 그 길 위에서 자신을, 사람을, 의미를 만나는 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길을 걸어본 이들의 경험들과 이 여름, 걸어보면 좋을 길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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