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진정한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성서화는 그림으로 보는 성경이다
<천년의 신비 성서화> 강정훈 저/한국장로교출판사

저자는 성서화를 성화와 구분 짓는다. ‘성서화란 기독교 경전인 성서에 기록된 인물이나 사건과 교훈 등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한 성서를 주제로 한 미술’이라고 정의한다. 특히 중세 필사본에 그려진 삽화는 순수하고 고난 속에서 태어난 그림이라 슬프기도 하단다.
중세시대 성경은 주로 필사본이었기 때문에 고가여서 일반신자들은 구입이 거의 불가능했다. 문맹인이 많고 성경을 만져본 신자들도 거의 없던 그 당시 성경을 접할 수 없는 신자들을 위해 성서화가 그려졌다. 필사본 제작자들이 희미한 불빛 아래서 성경을 필사하면서 삽화가들의 그림을 성경 안에 그려 넣었다고 한다. 또한 구약시대의 미술과 신약시대 초기 중기 박해시대에 성도들이 어떻게 그림을 남겼는지, 기독교를 상징하는 이미지들에 대한 해설도 다채롭다.
저자는 뉴욕총영사와 조달청장을 지낸 공무원이었지만 후에 대학교수로 지내면서 평소 관심분야였던 성서화 자료 연구에 40년 동안 공을 들였다. 그동안 사비를 털어 약 5천점 정도의 성서화 자료를 구입, 소장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전시관을 열고 있다 하니 한 사람의 깊은 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길이 막히면 오토바이를 타고서라도 가요!
<눈을 떠요, 아프리카> 김동해 저/홍성사
평범한 안과의사가 ̒눈을 떠요 아프리카 원정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2만여 명에게 빛을 찾아준 의료선교스토리.
명동성모안과 원장인 김동해 비전케어 이사장은 2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미국의 9·11 테러를 보며, 증오심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바꾸도록 도와야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리고는 곧바로 안과 수술이라는 자신의 달란트로 2002년 무슬림들의 나라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처음으로 무료 백내장 수술 캠프를 열었다.
그 후 의료선교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05년 국제실명구호기구 비전케어를 설립했고, 이 비전케어를 통해 지금까지 전 세계 38개국에서 14만 명을 진료하고, 2만 명에 가까운 백내장 환자들의 시력을 되찾아주었다.
2007년에 처음 방문했던 스와질란드에는 나라 전체에 안과의사가 단 1명뿐이었고, 그것도 남아공에서 온 의료선교사였음을 알게 된 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작해 동남부 9개국을 종단하는 긴 여정을 감행했다.
이 스토리를 통해 독자들은 가장 험난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 동행하는 스릴을 간접적으로 충분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오, 근무시간도 예배시간이라면
<평일의 예배, 노동> 벤 위더링턴 3세 저/오찬규 역/넥서스CROSS
성경신학자인 저자는 소명과 사역으로서의 노동 개념과 노동의 핵심 가치를 성경 전체를 통해 예리하고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노동의 개념을 바꿔준다.
구약의 선지자들이 기다리는 낙원은 노동 없는 낙원이 아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 전쟁무기가 농기구로 만들어져 땀 흘려 노동하는 상태가 평화인 것이다.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예배하고 노동으로 얻은 수확물로 인해 함께 기뻐하며 이것을 바치는 예배의 기쁨을 노래하는 것이다.
또한 신약을 보면 예수께서 희년에 대한 이사야의 환상을 인용하며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을 치료하는 노동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과 복음서 곳곳에서 깨어 일하고 있으라는 명령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1차적 소명은 주님이 세상에 오셔서 하셨던 일, 구원과 치유, 장차 올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이웃과 나누는 일이며, 2차적으로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소질을 살려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은 하나님을 닮은 창조자가 되는 것으로 특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문화 창조자가 되는 것에 대하여 깊은 도전을 준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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