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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것도 미안하다
[211호] 2017년 06월 01일 (목) 박태수 @
   
라오스의 메콩강을 따라 올라가면 강둑 옆 작은 마을에 교회가 세워져 있습니다. 예배당이나 강대상 같은 어떤 예배 시설도 없습니다. 리더중의 하나인 캄짠네 집에서 모이는 교회입니다. 성도들도 많지 않습니다. 몇 가정 다 모여도 3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 마을 교회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교회의 사찰과 같은 일을 하던 젊은 형제가 있었습니다. 형제는 다른 마을 주민들처럼 일주일 내내 산에 올라가 농사를 짓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화전농사(산에 불을 놓아 나무를 없애고 그곳에 마른 벼를 심는 농사)를 합니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산을 한 번 올라갔다 오는 것만으로도 최소 일주일은 앓아누워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험준한 곳입니다. 그 밭에 매일같이 올라가서 일을 합니다.
그렇게 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형제는 주일예배를 위해 더없이 수고를 합니다. 성도들의 형편을 챙기고 주일 예배에 사용할 찢어지고 낡은 찬송가도 챙깁니다. 자리도 정리하고 청소도 하고….

그렇게 열심이던 형제가 갑자기 병에 걸렸습니다. 1년여 가량을 병으로 고생을 하더니 얼마 전에 그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형제에게는 아내와 어린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제대로 일도 못합니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교회가 먹을 것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교회에 들어오는 얼마 안 되는 헌금을 이 가정의 생계를 돕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 마을을 방문했다가 형제의 가정을 잠깐 들렀습니다. 홀로된 아내는 문턱에 앉아 나무껍질 벗기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라고는 그것밖에 없을 겁니다. 하루 종일 벗겨낸 나무껍질을 팔면 한 달에 1달러(1,000원)도 안 되는 돈을 받습니다.
함께 갔던 사역자가 돌아오면서 말을 했습니다. 숨을 거두기 얼마 전 형제로부터 전화를 받았답니다. 형제는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연신 “미안해요, 미안해요”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고 했습니다. 교회를 더 도와야 하는데 그렇게 도와 드리지 못하고 먼저 죽어서 미안하다고….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일을 해야 하는데 더 이상 도와 드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형제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알았습니다. 죽는 것도 미안한거구나.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다가 천국에 가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다른 영혼들에게 더 이상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죽어서 미안한 거구나.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격려하고 말씀을 가르쳐야 하는데 더 이상 그러지 못하고 죽어서 미안한 거구나…. 그리고 복음을 기다리고 있는 영혼들에게 복음의 전달자로 더 이상 살지 못해서 미안한 거구나….

박태수
C.C.C. 국제본부 테스크포스팀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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