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승진, 결혼, 앞만 보며 바쁘게 걸음을 옮기기에도 부족한 20대의 시기를 저는 조금 천천히 걷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잠시 접어두고 인생에서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을 마음에 담고 있는 중이거든요. 바로 보석처럼 아름다운 곳, 베트남에서요.
굿피플 베트남 지부에서 봉사단원으로 활동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갑니다. 봉사단 1년 차에는 다양한 국제개발사업을 수행하는 틈틈이 베트남어를 배우고 업무를 익히는 데 바빴다면, 올해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베트남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을지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고민하며 실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상수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어떤 할머님의 가정을 방문했어요.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자식들도 찾아오지 않아 혼자 외롭게 지내셨는데, 찾아와 따뜻한 손길을 전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제 손을 잡고 거듭 말씀해주셨어요.
또한 아동결연사업을 진행하며 베트남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결연아동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환하게 웃어주시는 부모님과 아이들을 마주할 때 한국의 후원자님들께서 직접 이 미소를 본다면 얼마나 기뻐하실지 상상하곤 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온 것처럼 베트남에서의 시간은 제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더 넓혀주었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친절한 미소로 반겨주는 나라, 늘 생기가 넘치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이 나라를 저는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우수진(굿피플 베트남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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