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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교에 세워진 동상 ‘현수의 나비’
클레멘트-김원숙 부부의 꿈, 그리고 입양아 사랑의 표현
[211호] 2017년 06월 01일 (목) 윤중식 @
   
지난 4월 3일,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 베다니학교 교정에 ‘현수의 나비’라는 자그마한 청동조각상이 세워졌다. 4년 전,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나 미국 매릴랜드 주 다마스쿠스의 한 가정에 입양되었다가 넉 달 만에 양부모의 학대와 구타로 숨진 세 살배기 김현수(미국명 매덕 현수 오캘러핸) 군의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알게 된 미국의 한인입양아들이 힘을 모아 만든 눈물겨운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해외입양 의존도는 국민의 의식변화로 꾸준히 감소해왔고 2008년부터는 국내입양이 해외입양 비율을 따라 잡았지만, 여전히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통계라 부끄럽다. 게다가 장애아에 대한 해외입양률은 국내입양의 20배에 달할 만큼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금도 매년 천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양 넉 달 만에 양부모의 구타로 숨진 어린 현수의 불행 소식은 미국의 한인입양아들에게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양부모 구타로 숨진 입양아 ‘현수’ 기리기
사건 5개월 후, 현수 군을 학대 구타하여 숨지게 한 미국인 양부모가 법정에서 구형받던 날, 미국 각 지역에서 온 한국계 입양아들은 피고가 최저형 12년을 선고받는 것을 지켜보며 어처구니없이 낮은 형량에 분노했고 또 함께 울었다. 이들은 미국에서 넉 달 동안 고통 속에 지냈을 어린 현수의 죽음 이야기를 기억하고 이런 불행이 재발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어딘가에 표현해야 했고 또 남기고 싶어 했다.
그래서 한국계 입양아 애나레이 애머로스(한국명 이난희)가 활동하는 한국계 입양아 단체는 현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현수기념재단(Hyunsu Legacy of Hope)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토머스 클레멘트(64세)에게 동상 제작을 부탁했다. 클레멘트에게 이 작품을 부탁한 것은 그의 아내 김원숙(재미화가) 씨에게 의뢰한 것과 같다.

입양아들 돌봄이 되어 삶 나누기
토머스 클레멘트(64세)는 한국전쟁 고아로 1958년에 미국으로 입양된 절반의 한국인, 그리고 아내 재미화가 김원숙 씨(63세)는 미국인 전남편과 입양한 두 자녀(한인 혼혈아들 스턴과 딸 리첼)를 가진 입양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 부부는 입양아들과 모임을 갖고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입양아들에게 무료 DNA검사를 해주며 여러 가지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국계 입양아들의 ‘돌봄이’이기도 하다.
애초에 한국계 입양인들은 조각가이자 화가인 김원숙 씨에게 만들어 달라고 클레멘트 씨에게 의뢰했지만, 클레멘트는 아내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작품을 구상했단다. 검정 고무신을 신고 길거리와 고아원을 전전하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자신이 직접 만들 작정으로 진행했지만, 결국 아내와 공동 작품으로 9개월 만에 나비를 날리는 쌍둥이 동상을 완성했다. 하나는 현수가 사망한 지역인 미국 메릴랜드 주 장애인 시설인 ‘린우드학교’에 보냈고, 나머지 하나는 서울 다니엘학교에 세워진 것이다.
김원숙 씨는 김경래 장로(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재단 상임이사)의 8남매 중 둘째 딸로, 홍익대학 재학시절 미국유학을 떠나 미국에서 인정받는 화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토머스 클레멘트 씨는 의료기구 특허권을 31개 보유한 ‘성공한 사업가’로 그 사연이 KBS 특집 다큐멘터리 <잊혀진 아이들>에 소개되기도 한 특별한 부부다.

상처받은 영혼들에 꿈 심어주기
상처받은 입양아들을 생각하며 언제나 슬픔을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든 이들 부부는 “나비가 누에고치에서 나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듯이 현수가 하늘나라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현수의 죽음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각상을 보면서 다른 입양아들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수야, 부모의 버림도 구타도 없는 하늘에선 행복하거라”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이들은 꿈을 심어주는 일을 시작한 셈이다.

윤중식
국민일보 종교기획부 기자로, 국민일보 미션 라이프 주말판에서 삶과 신앙의 향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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