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손톱을 바짝 깎아서 며칠 간 아픈 적이 있어요. 그 작은 차이가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음식을 하는 것도, 물건을 집는 것도 웬만하면 왼손이 해 주고, 그 아픈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 닿지 않나 온 몸과 맘이 손가락 하나에 다 가 있게 돼요. 그 손가락은 내 몸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다른 모든 곳이 건강해도, 몸의 한 부분이 아프면 온 몸이 아픔을 함께 느끼게 되지요. 아프면 표정도 아픈 대형이 되거든요. 내 몸과 남의 몸이 이렇게 달라요.
그런데 내 몸이 아니라도 아픔이 느껴지는 사이가 있어요. 가족이지요.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때론 더 아프기도 해요. 하나님께서는 날 자녀 삼으시고, 또 자녀 삼으신 이들과 서로 사랑하며 살게 하셨지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가족이 되어 살다 보면, 더 이상 남의 아픔이 그만의 아픔이 아니게 돼요. 아플 때 그 아픔이 느껴지고, 기쁠 때 그 기쁨이 내 것이 돼요. 예수님 이름 하나로 내 아픔을 함께 위로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 내 기쁨을 함께 기뻐해 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예수님 안에서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눈이 아플 때 입도 손도 발도 아픔을 함께 해 주는 사랑이 내게 생겼거든요.
때론 눈과 손 사이가 가깝기도 하지만, 때론 입과 발 사이가 이 땅과 지구 저 반대편까지이기도 해요. 교회를 통해 전해진 도움과 사랑으로 크게 웃는 지구촌 이웃을 보며 기쁨이 전해지는 건 이미 우린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예수 믿으세요. 그 사랑 안에 들어오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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