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말이 있지요. 염병을 어찌 고뿔과 비교조차 할 수 있을까 싶은데, 남에겐 큰일도, 내 일이 아니면 그리 맘에 와 닿거나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이 우리 정서인가 봐요. 간혹 외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에 생전 처음 보는 풍경과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신이 나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런 감동이 가보지 않은 사람에겐 잘 전해지지 않아요. 저만 그런가요?
오른쪽 손톱을 바짝 깎아서 며칠 간 아픈 적이 있어요. 그 작은 차이가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음식을 하는 것도, 물건을 집는 것도 웬만하면 왼손이 해 주고, 그 아픈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 닿지 않나 온 몸과 맘이 손가락 하나에 다 가 있게 돼요. 그 손가락은 내 몸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다른 모든 곳이 건강해도, 몸의 한 부분이 아프면 온 몸이 아픔을 함께 느끼게 되지요. 아프면 표정도 아픈 대형이 되거든요. 내 몸과 남의 몸이 이렇게 달라요.
그런데 내 몸이 아니라도 아픔이 느껴지는 사이가 있어요. 가족이지요.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때론 더 아프기도 해요. 하나님께서는 날 자녀 삼으시고, 또 자녀 삼으신 이들과 서로 사랑하며 살게 하셨지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가족이 되어 살다 보면, 더 이상 남의 아픔이 그만의 아픔이 아니게 돼요. 아플 때 그 아픔이 느껴지고, 기쁠 때 그 기쁨이 내 것이 돼요. 예수님 이름 하나로 내 아픔을 함께 위로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 내 기쁨을 함께 기뻐해 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예수님 안에서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눈이 아플 때 입도 손도 발도 아픔을 함께 해 주는 사랑이 내게 생겼거든요.
때론 눈과 손 사이가 가깝기도 하지만, 때론 입과 발 사이가 이 땅과 지구 저 반대편까지이기도 해요. 교회를 통해 전해진 도움과 사랑으로 크게 웃는 지구촌 이웃을 보며 기쁨이 전해지는 건 이미 우린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예수 믿으세요. 그 사랑 안에 들어오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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