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을 위한 감사

혹 청소년들의 일상에서 ‘감사’(gratitude)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아마도 그들의 언어가 달라질 것입니다. ‘맨날’, ‘항상’, ‘또’와 같은 단어들을 빈번하게 사용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항상 난 왜 그런 식일까?”, “넌 어떻게 맨날 그러냐?”, “거봐, 또 그렇잖아. 그럴 줄 알았어” 등입니다.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타인을 비난하는 부정적 말들로 일상이 채워질 것입니다.

이시형 박사는 뇌과학자인 에이먼의 연구를 인용하며, 사람은 하루에 4500번씩 부정적 사고를 하는데, 이는 하루 중 자기생각의 80%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일상의 사건들을 대부분 부정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표현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또한 심리학에서는 인간은 부정적 사건은 확대하여 해석하고, 긍정적 사건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축소하여 해석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입시지옥 속에서 산다고 말할 정도로 여유 없이 살아갑니다. 기계처럼 반복학습을 하며, 정답을 맞혀가는 시스템 속에서 기능적 인간으로 변해갑니다. 안 그래도 따뜻한 마음의 크기 보다는 차가운 머리의 크기가 커지는 일상에서 감사가 사라지고 부정적 인식들이 청소년의 삶에 자리 잡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사망률 1위가 자살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며, 2017년 청소년통계자료에 따르면, 가족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점이 변하고 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은 할 수도 있다고 말한 비율이 점차 높아져 48%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가정의 확고한 바탕이 점차 약화 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내줍니다.

또한 2016년 가출한 청소년 실태조사에서 70% 이상이 부모님 등 가족과의 갈등 때문에 가출했다고 답한 것을 보면, 가정에서 서로를 인정해주고, 사랑을 표현해주지 않을 때 청소년들의 마음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나타나는 행동 양상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회복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먼저는 가정에서 부모가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감사를 경험하고, 이를 표현할 기회를 갖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한건수
G.LAB의대표로 감동서원연구원이자 본지 객원기자로 감사의 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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