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위독하다> 김겸섭 저 / 토기장이
“사랑이 위독하다고 진단한 이유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위해서 사랑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되고 싶어서, 현재의 나를 바꾸기 위해서 사랑하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이런 사랑은 ‘거래’입니다. 상대방을 도깨비 방망이로 여기면서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비단 사람 사이의 사랑만이 아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요셉의 경우를 봐도 소통 다음에 형통이 찾아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 내려놓으셨는데, 우리는 여전히 ‘채움’만 주목하고 있습니다. 형통을 먼저 바라는 거래의 사랑, 이것이 기복신앙입니다.”
사랑이 위독하다고 본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사랑에 대한 지식이 없고, 사랑이 욕망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랑은 열심이지, 열광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열광이 사랑인 줄 압니다. 무지와 무례가 사랑을 병들게 합니다. 또한 사랑과 욕망을 같은 것으로 봅니다. 욕망이 사랑을 지배하면 형식은 멀쩡하지만 속은 벌레가 끓습니다.”
10개의 운문과 산문이 섞인 글들을 통해 저자는 ‘사랑을 위독하게 만든 삶의 불순물들, 즉 분노와 절망, 탐욕의 감량을 위한 사유를 하는 것’을 위독한 사랑의 처방으로 내놓는다.
“안과 속과 내용을 보자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잘못은 너무나 잘 합리화를 하지요. 자신을 미화하고 변호하는 시간이 아닌 일대일로 자신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것을 ‘독담’이라 부릅니다. 호흡이 느린 이 글들을 통해 독담하게 될 때 우리의 사랑은 녹슬지 않을 것입니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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