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독서캠프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진정한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혼자 애쓰는 당신을 위한 하나님의 메시지
<마르바 던의 위로>
마르바 던 저/김병국 역/이레서원

세월호가 육상으로 올라오면서 3년 전 시작된 사회적 슬픔이 유가족과 전 국민들 가슴에 깊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이때 우리를 위로해줄 마르바 던의 글이 출간되었다.
마르바 던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영성신학자이다. 세계의 유수한 신학교에서 강의하고 수많은 명저를 남겼지만 십대 시절 홍역 바이러스로 췌장이 망가진 이후 평생 심각한 병고와 장애를 안고 산다. 지금은 거의 실명 상태, 혼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리가 불편하고 당뇨와 극심한 저혈압에 시달리고 있으며, 암 수술과 신장 이식 수술을 받기도 했다. 첫 번째 남편에게 버림받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삶에서 겪은 내면적인 갈등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시편을 텍스트로 삼아 시편 저자들의 탄식과 회의와 깨달음이 자신의 고단한 삶에 포개져서 슬픔과 고난으로 괴로울 때, 견딜 수 없이 외로울 때, 하나님이 정말로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지 대신 질문한다. 그리고 히브리어 단어 ‘헤세드’를 통해 “얼마나 오래도록?”이라는 그 길디긴 슬픔 가운데 단 한순간도 우리를 잊으신 적이 없고 앞으로도 절대 잊지 않으실 하나님을 만나도록 도와준다.

원래 이게 아니거든!
<우리의 죄 하나님의 샬롬>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 저/오현미 역/복있는사람


루터교 신학자 조셉 시틀러는 시편 23편을 묵상하다가 한번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가 사망의 골짜기는 단 한번 지나지만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에서 평생을 살아간다.’
이 책에서 미국 칼빈 신학대학교 총장을 지낸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교수는 전통적인 조직신학적 관점이 아닌 문화적·윤리적 관점으로 죄를 분석하고 있는데, 우리가 피하거나 입에 올리기 거북해하는 일상에서 실제로 경험하는 죄와 악을 용기 있게 다루었다.
죄를 종교적·도덕적 개념, 즉 하나님을 슬프시게 하고 사물의 마땅한 존재 양식을 깨뜨리는 것으로 보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이해에서 출발해서 하나님의 ‘샬롬’을 파괴하는 것이 죄라고 정의하는 부분이 독특하다. 하나님께서 죄를 미워하시는 것은 단지 죄가 율법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좀 더 실질적으로 죄가 샬롬을 거스르고 화평을 깨뜨리기 때문이며, 세상의 당위적 존재 양식을 훼방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샬롬을 지향하시고, 그러므로 죄에 대항하신다는 것을 설명하고 하나님의 샬롬 안에서 벌어지는 멋진 스토리로 죄를 이겨낼 것을 권면한다.

하나님, 십대인 저는 누구죠?
<요즘 십대 힘들죠? 나 iN 나>
황동한 저/강현서 그림/선율

책의 홍수 시대에 십대 크리스천들을 위한 책은 늘 흉작이다. 십대를 위해 헌신하는 전문가들이 그만큼 적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에 30년 동안 십대들을 품고 사역해온 ‘십대의 벗 선교회’ 황동한 목사는 십대 사역의 베테랑이자 부산 십대들의 대부이다. 청소년 시기는 사춘기를 포함하고 있듯 청소년시기를 지나온 어른들조차 외계인취급을 하지만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자신의 전부를 던질 가치를 찾는 이 시기에 어른들 못지않은 고민 많은 세대이다.
치열한 공부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르면서 문득 ‘하나님 저는 누구인가요?’ 묻는 십대들에게 건네는 저자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분명하다.
그가 들려주는 45편의 메시지에는 상담가운데 실제적으로 나눈 이야기들을 배경으로 했고, 공부, 성, 편견, 관계, 중독, 건망증 등 다양한 고민들에 대한 공감이다.
특히 청소년이면서 만화가를 지망하는 십대 강현서가 이 책 원고를 읽으며 영감을 받은 카툰이 각장마다 실려 있어 청소년의 심리묘사가 생생하다. 십대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사역자와 교사, 부모가 함께 읽는다면 십대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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