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두었습니다. 이제 각기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딸은 자녀를 셋 두었는데도 더 가질 욕심을 보입니다. 또한 지난달에는 미국에 있는 며느리가 첫째 손자를 낳았으니 이제 손자 손녀가 합쳐서 모두 넷입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크게 후회되는 일이 없는데, 다만 한 가지, 자식을 둘 밖에 두지 못한 것은 후회가 되더군요. 그래서 자녀들에게 너희들은 ‘다섯씩 낳거라’하며 계속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청소년들을 살리는 길이 어디 있을까 오랫동안 생각해 오던 중 부모의 자녀 사랑을 회복하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자녀의 육아, 급식까지 나라에 떠넘기는 삭막한 세상이 되어버린 이때, 내 자녀와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살리는 길은 ‘부모의 자녀 사랑’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소를 운영하면서도 가정의 행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연구소 가족의 생활비를 가정 단위로 필요한 만큼 가져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부모를 모시고 있거나 자녀수가 많으면 그만큼 더 가져가게 되어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연구원인데, 자녀를 낳게 되어 일을 쉬어도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가정 단위로 생활비가 책정되기 때문에 오히려 생활비(봉급)는 더 늘어나게 되지요.
또한 그동안 자녀가 출생한 날부터 자녀양육비를 지급하던 것을, 작년부터는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기준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막내 간사가 임신하면서 첫 번째로 혜택을 누리게 되어 지난 2월 셋째가 태어났습니다. 연구소 설립 이래 25년 동안 이러한 원칙이 원만히 지켜져 오고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지난 3월초 3~6세의 연구소 자녀들 6명이 우리 집에서 ‘메아리 놀이학교’를 시작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요즈음 우리 집은 아이들이 웃고, 울고, 뛰노는 소리로 온종일 요란합니다. 내 나이에 이런 행복을 매일같이 누리고 있으니 감사, 감사합니다. 사진은 아이들이 집 마당에서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국재
평생의 관심사는 초지일관 ‘놀이’다. 현재 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www.ilf.or.kr) 소장과 장신대 초빙교수로 일하면서 지도자 양성과 저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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