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인터뷰

특집을 준비하면서 결국 배려의 삶과 개혁적 삶이 연결됨을 알게 되었다.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남을 배려하게 될 때, 변화가 일어나는 것.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이며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위원장 김철환 목사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Q.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맞습니다. 가슴 아픈 것은 개혁을 끌고 갔던 교회가 지금은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개혁적 삶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이 많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종교개혁이라고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이 ‘개혁’에 대한 논의가 한국 전반에 일어나 개혁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Q. 개혁에 대한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한다고 보십니까.
- 해방 이후 우리는 너무 허겁지겁 달려왔습니다. 얼마나 더 잘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바르게 살려고 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잘 살아보세가 아니라 이제는 바르게 살아보세로 우리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두 번째, 돈보다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세월호 현장에서 눈물 안 흘린 대한민국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돈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니 사람 소중한 줄 모르고 살던 우리에게 많은 걸 생각케 했습니다.
세 번째,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때, 나를 넘어 우리를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Q. 개혁적인 삶, 어떻게 해야 가능합니까.
-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나그네로 살자 입니다. 이 땅은 어차피 잠깐 살다 가는 곳입니다. 그런데 자꾸 그 땅의 가치로 사니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늘의 가치로 살아야 합니다. 돌아갈 나그네이니 욕심 덜 부리고 이 땅에 왕궁 안 짓고 나그네처럼 살다 가야 합니다.
두 번째, 거지처럼 살자 입니다. 루터신학의 대표적 신학이 바로 거지신학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죽을 때 남긴 쪽지에 ‘나는 거지입니다. 참입니다’라고 써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총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거지라는 뜻입니다. 거기에는 인간적 교만은 자리 잡을 수 없습니다. 가볍게 살 수 있고, 목에 힘주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총회장이 되니 대형 승용차를 지급받게 되었는데, 한 기독교 토크쇼에서 만난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지도자가 꼭 큰 차를 타고 다녀야 하나요?’ 그래서 소형 승용차를 타고 다닙니다. ‘너희들 말에 순종하는 지도자 여기 한 명쯤은 있다’ 말하고 싶어서요.
세 번째, 머슴처럼 살자 입니다. 좋아하는 말씀에만 밑줄 긋지 말고, 아프고 힘들어도 하나님의 모든 말씀에 밑줄을 긋고 머슴처럼 순종하는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말씀을 가감하지 말고 사는 것이 개혁정신의 근본입니다.

Q. 자신에 대해서는 나그네, 거지, 머슴으로 여기는 삶이 개혁적인 삶이라고 한다면 타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 이웃을 이웃으로 배려하는 것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이웃을 예수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래, 당신은 나의 소중한 예수입니다.’ 서로를 예수로 볼 수 있다면 감당 못 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또한 서로를 칭찬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배려의 삶은 자신도 작은 예수로 책임 있는 삶을 살고, 타인도 예수로 귀하게 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소소한 몇 번의 행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 갖춰져야 합니다.”
자신과 타자를 대하는 방식을 바꿔나갈 때, 개혁적 삶은 살아질 것이며 결국 그 방식은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귀한 유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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