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환경 위해 금식하는 법

부활절을 기다리며 그리스도의 삶과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 그리스도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고난에 동참한다. 금식을 하고, 몸을 위한 즐거움을 절제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한다. 남은 사순절 기간 조금 특별한 금식을 해보면 어떨까.

#1. 사순절 탈핵금식 기도회
지난 해 12월 9일 발족한 ‘잘 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본부’는 이번 사순절을 맞아 탈핵금식기도회를 제안했다.
제안문에 따르면 “지금 이 땅의 그리스도인이 마주해야 할 십자가의 현장, 창조 세계의 가장 큰 위협과 뭇 생명들의 두려움인 골고다 언덕은 바로 핵발전소”다. 이에 핵발전소로 고난 받는 모든 생명의 평화를 위해 ‘사순절 탈핵금식 기도회’라는 영적 순례를 이어가자는 운동본부의 제안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기도회는 오전 10시 종로구 자하문로에 있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하 기환연) 사무실에서 이뤄지는데, 기도회 외에도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서명운동 및 독서와 묵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탈핵에 대해 알고 싶거나 사순절에 의미 있는 금식을 하고 싶은 이는 참여해봄직하다.
문의: 02)711-8905

#2. 탄소 금식, 이렇게 해봐요!
또한 기환연 유미호 실장도 이번 사순절, “기후가 붕괴되어 수많은 벗들이 고통당하고 있으니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것을 찾아 하나씩 줄여보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탄소금식’이다. 다음에 소개할 탄소금식 목록은 몇 해 전 세계교회가 사십 일 동안 실천했던 것으로, 지금까지 소비적으로 살았던 삶에서 돌이킬 지침을 제공해준다.

* 재의 수요일-사순절 금식에 뜻이 있다면, 거주하고 있는 공간에 있는 전구 한 개를 빼라. 그리고 이후 40일 동안 없이 지내라.
교우들에게 당신이 실천하고 있는 ‘탄소금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라.
* 휴대전화의 충전이 끝났으면 플러그를 뽑아라. 충전하지 않고 있더라도 전기는 소모된다.
* 교외에 있는 쇼핑지역으로 가지 말고 동네가게나 재래시장, 생활협동조합을 이용하라.
* 종이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대로 하라. 한 번 쓴 봉투와 종이는 다시 쓰고, 복사할 때는 이면지를 쓰라. 이면지가 아니라면 꼭 양면복사를!
* 지자체가 지역의 환경을 훼손하고 있는지 살피라. 재활용시설 등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여 요청하라.
* 집안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냉장고. 한 가정의 전기요금 중 4분의 1을 냉장고가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 덜 여닫고(하루 4회 문을 더 열면 월 0.8kW 더 소비), 냉장고 안에 음식은 60%만 채우기(월 최고 7.2kW 차이).
* 식사할 때나 외출할 때 컴퓨터를 꺼두라.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140W)를 켜두면(1시간) 월 4.2kWh의 전력이 낭비된다.
* 고요한 침묵을 즐기는 주일을 지내라. 모든 것에서 벗어나라. No 텔레비전, No 라디오, No 벨소리(휴대폰), No 자동차! 우리 영혼에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 당신이 빼놓았던 전구를 에너지효율이 높은 전구로 바꾸라. 특별히 이 날은 더욱 열심히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겠다고, 그리고 교회적으로도 고통 받는 이웃과 자연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서약하라.

유 실장은 탄소금식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무시할 수 없는 큰 위기 앞에 서 있다. 만물의 화해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이 절기에 피조물의 고난에 함께 하셨던 주님을 생각하며 각자 마음에 와 닿는 것을 한 가지씩이라도 실천하면 좋겠다. 나의 작은 실천 하나가 무슨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이 들 수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도리를 하면 되지 않겠나.”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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