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은 성취를 낳고 성취는 업적을 남깁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려는 목적과 동기는 개인의 부(富)나 명예의 추구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변화시키는 그 어떤 것을 만들겠다는 신념에서 출발합니다.
라이트 형제가 막강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초의 비행에 성공(1903)하여 세상을 바꾸어 놓은 것도 그 신념 때문이었고, 에디슨이 1천 번의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1879)해서 세상을 밝게 한 것도 바로 그 신념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 행복한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잘못된 목적을 가지고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기에 행복과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똑같은 의사 직업을 택하는 사람이라도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며 내면적 목적을 가지고 선택한 길인지, 아니면 사회적인 신분상승을 위한 외면적 목적을 추구하는지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집을 마련하거나 좋은 회사에 입사를 하거나 승진을 하는 것과 같은 외적인 것들도 우리를 일시적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겠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루스벨트의 행복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39세에 성인 소아마비로 휠체어에 의존하여 살게 되었지만, 재활치료를 통해 변호사와 뉴욕시장을 거쳐 50세에 당당히 미국 제32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 미국 사회와 경제 그리고 정치는 대공황(Great Depression)으로 혼돈과 마비상태였습니다. 은행은 문을 닫았고, 금융거래도 중단됐고, 산업과 비즈니스도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대규모 실업률은 미국인들을 절망감에 떨게 했습니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루스벨트 대통령 취임연설은 미국 역사와 사회를 바꾸어 놓은 기폭제가 됐습니다. 절망과 좌절감에 빠져 있는 미국인들에게 소망과 에너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루스벨트가 ‘소망의 대통령’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그가 하반신 마비라는 절망을 극복하고 대통령에 당선됐을 뿐 아니라, 그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을 일으킨 위대한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933년 3월 4일, 루스벨트의 이 취임연설에는 미국의 역사와 세상을 바꾼 두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하면서 두려움으로부터의 탈출을 선언했습니다. 이 두려움은 실체도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이 절망과 침체로부터 벗어나서 성장과 발전을 하려는 절실한 노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각을 일깨웠던 것입니다.
둘째, “행복은 단순히 ‘돈의 소유’에 있지 않고, 성취의 환희(joy)와 창의적인 노력의 스릴을 만끽하는데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당시(1931) 유행하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돈과 권력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믿는 것에 대한 일침이었습니다. 실제로 돈과 권력 그리고 물건(things)의 소유는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불행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마라톤의 ‘완주’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달성을 위한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이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은 10%도 안된다고 합니다.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올림픽에서 메달과 상관없이 마라톤을 완주한 탄자니아의 한 젊은 선수가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나의 조국은 나를 7천마일이나 넘는 아주 먼 이곳까지 마라톤에서 ‘완주’(finish)하라고 보냈습니다. ‘시작’(start)만 하라고 보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나는 1등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경주’를 완주하려고 이곳에 왔습니다”라는 것입니다.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성취에서 오는 만족감은 1등을 한 선수 못지않게 자신을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는 인터뷰에서 “내가 힘든 일과 결단력 그리고 희생과 인내를 감수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결코 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퇴임한 대통령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버락 오바마라고 회자되고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것입니다.

이상철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80년대 초, 한국 최초의 신문방송대학원을 설립한 선구자. 은퇴후, 꾸준한 독서와 묵상으로 <행복의 메시지>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월 지인들에게 우편발송(현재 103회)하며, 광범위한 상식과 생각을 나누며 행복한 삶의 가치를 체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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