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마디를 합시다

발표회 준비로 분주한 시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10여 년 전의 학부모셨습니다. 발표회를 마치고 유치원으로 돌아와 전화를 하니 단숨에 달려와 허겁지겁 지갑 속에서 봉투를 꺼내어 내미셨습니다.
10년 전, 형편이 어려워 납부하지 못하셨던 교육비 80만 원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납된 금액이 적힌 영수증을 세월의 흔적을 남긴 채 그대로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사는 게 고단해서 이자는 못해드리지만 잊지는 않고 있었다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렵게 살다보니 나 먹을 거 먹고, 입을 거 입고, 선뜻 돈을 못해드려 마음이 힘들었는데, 이제야 겨우 월세에서 얼마 전 전세로 옮기고 시어머니 모시며 삽니다. 이제 좀 쉬워진 것 같아 이 돈을 드리려고 달려오는 마음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그 형편과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미납된 교육비 단 한 번도 보내달라고 전화 한 번 안 하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치원 운영 30년을 하면서 해마다 교육비 다 안 내고 졸업하는 아이들 한두 명씩 늘 있었지만 이런 사람은 처음입니다.
10년이면 잊을 만도 하고 안 내도 새삼 뭐라 말할 기간이 이미 지나버린 것 같은 세월인데,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시어머니 모시며 힘들게 산다는 말에 그 돈 다 받을 수 없어 40만 원을 다시 돌려드리고 이미 나는 다 받았노라며 나머지 40만 원은 감사헌금으로 드리겠노라 했습니다. 제가 받은 80만 원은 이미 그 가치를 넘었습니다. 원금보다 이자가 훨씬 많았음은 당연한 거구요. 제가 받은 40만 원도 그 가정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드립니다. 그래서 더 행복합니다.  - 서재경 · 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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