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만든 선교회, ‘산정선교회’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이 되면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데 모인다. 그런데 한 부모 아래서 자라고 추억도 공유한 이들인데도 뭔지 모를 서먹한 분위기가 감돈다.

가족선교회를 조직
그런데 가족들이 한데 모여 비전여행도 가고, 가족선교회를 조직하여 선교도 하는 등 특별한 문화를 갖고 있는 가족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향주 원장(한일내과·영락교회)의 가족. 딸 넷, 아들 하나 남매 중 첫째 딸인 이 원장이 들려주는 가족문화 이야기는 정말 따뜻하고 배워봄직한 이야기였다. 남매 모두 가족을 이루었지만 해마다 시간을 내어 ‘진짜 큰 가족’으로 모인다.
“초등학교 교사셨던 아버지와 믿음으로 저희를 키우셨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났어요. 4대째 신앙인으로 할머니께서 경북 의성군 안사면에 안사교회를 개척하기도 하셨고요. 그런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함께 비전트립 떠나
그러나 신앙이 좋다고 모두가 신앙 안에서 가족과 잘 교제하는 것은 아니다. 바쁘다 보면, 또는 다른 이의 신앙색깔에 동의하지 않다 보면 삶은 제대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남편이 일본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아 6년 반을 일본에서 지냈어요. 한국에 들어온 이후 교회 청년들을 데리고 일본 비전트립을 여러 번 다녔는데, 부모님과 온 가족이 함께 비전트립을 떠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2015년 2월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 이상봉 집사 80세 생신 기념으로 일본 가족 비전트립을 떠났다. ‘그 어디나 하늘나라’가 주제로 도쿄 다마가와 중앙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드릴 때는 온 가족이 미리 준비해서 간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찬양하기도 했다.
“일본 교회 성도들이 큰 은혜를 받고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이후에 아예 이 가족모임을 선교회로 만들자고 남편이 제의를 했어요. 아버지 호가 산정이신데, 그 호를 따서 산정선교회로 지었어요.”

다음세대에게 믿음 유산 물려주기
그래서 산정선교회는 회비를 걷는다.
“재미있지요? 회비를 걷어서 선교헌금을 보내고, 시골교회를 후원하며, 가족장학금으로 지원합니다.”
또한 국내 비전트립은 대구 동산병원을 중심으로 옛날 선교사들의 행적을 찾아보는 형식으로 진행되거나 제주도 이기풍선교기념관을 방문하기도 하였으며, 신앙을 갖고 있지 않는 친척들을 초청해 간증을 들려주기도 했다.
“아버지 기일에는 아버지 동네로 모두 모입니다. 동네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을 드립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어머니를 위해 특별한 생신모임을 가졌어요. 밥 한 끼 먹고 선물 드리고 끝나는 모임이 아니예요.”
‘아름다운 인생-김송자 권사 이야기’란 주제로 모여 삼행시 짓기 대회도 열고, 이제 머리가 희끗한 사위들은 장모님을 위해서 특송도 준비했다.
“예수님처럼~ 장모님처럼~ 그렇게 살 수 없을까~”
그뿐 아니다. 간증시간을 통해 어머니 자신의 이야기를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시간과 서로를 꼭 껴안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부모님께서 평생 성실하시고 또한 남에게 베푸는 삶, 즐겁게 사는 삶을 사셨어요. 저희도 그렇게 살려고요. ‘우리가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는 삶을 살자’가 저희의 목표입니다. 다음세대도 우리의 이 정신을 잘 이어받아서 살기를 바랍니다.”
감사와 기쁨, 사랑도 세대 전수된다. 서로 사랑하고 그것을 흘려보내는 가족문화가 우리 두 손 안에 있는지 이번 설날을 맞아 돌아보았으면 한다.
산정선교회 만큼은 아니지만 시시해 보여도 작은 가족사랑 아이디어가 문화가 되고,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믿음의 유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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