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수 목사 초대전 ‘나무와 숲 그리고 삶’

연둣빛 이파리로 봄소식을 알리는 나무. 여름 더위가 올라치면 금세 진초록이 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서늘한 바람이 불면 단풍으로 변한다. 겨울바람에 후드득, 단풍잎이 다 떨어지면 결국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목’이 된다.
최근 좋은샘교회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임종수 목사(큰나무교회 원로) 초대전에는 사계절을 통과하며 성장하고 변모하는 나무처럼 그렇게 ‘인생’을 들여다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전시회 주제도 ‘나무와 숲 그리고 삶’.

나목이 보여주는 ‘희망’
“작품 곳곳에 나목들이 보이지요? 이제는 목회의 현장에서 은퇴한 제 자신을 상징합니다. 이파리 하나 없이 벌거벗었지만 진솔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서있는 나목. 그것은 동시에 봄을 기다리는 상징이기도 하지요.”
그래서일까. <최선의 경주>란 작품에서의 나목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 바람에 휘어진 모습을 보여주나 동시에 사람은 그 바람을 이겨내며 힘차게 달려간다. 또한 <평안>이란 작품에서의 나목은 추운 겨울눈을 맞고 있는 듯 하지만 눈송이가 하나 하나 꽃잎으로 변해 따스한 봄이 올 것을 이야기한다.
따뜻하고 밝은 색감의 그림 속 나목들은 오히려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여 삶이란 그래서 ‘내일의 의미’가 있음을 말해준다.

삶, 낭만의 테두리 안에 담기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그림을 하나하나 그릴 때마다 인생을 다시 되돌아보았다는 임종수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전문 화가는 아니지만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그림들을 평생 그려오다보니 꽤 많은 그림을 그렸더군요.”
1970년 준 미술잡지인 월간 ‘전시계’의 편집을 담당하며 미술에 심취하게 되었고, 목회의 길을 가는 내내 생활 속의 예술을 추구했다. 그가 거들어 만든 책표지만 100권이 넘고, 회화적인 캘린더 작업도 여러 번 했다. 또한 한국교회건축문화연구회를 통해 교회건축의 심미성 고양에 힘을 싣는 작업을 해왔던 것.
“저는 기독교 미술이라고 하면 강박적으로 교회당이나 십자가가 등장하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실 신앙으로 인한 그 마음의 환희를, 고뇌와 갈등을 그리기로 한다면 얼마나 쏟아내고 싶을 것이 많을까요? 그래서 삶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저에게는 실용과 순수를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었지요. 삶과 목회를 ‘낭만’이라는 테두리 안에 담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성경 속 여러 인물들의 그림 작업을 주제별로 나누어 진행하고 싶다는 임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행복>이란 주제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울고 있는 두 마리 오리. 울고 있는데 ‘행복’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우는데 왜, 행복이냐?’는. 참 외롭고 슬플 때 같은 마음이 되어 울어주는 이가 곁에 있다면 그 또한 지고의 행복이라는 마음을 표현해 본 것입니다.”
동행의 그 숲 너머에는 밝음이 있고, 때 맞춰 희망을 상징하는 푸른 나비가 날아간다.
“모두 행복하시기를, 더불어 우는 이 백성에게 밝음이 왔으면 합니다.”

전시회에는 임 목사가 그린 캘린더에 실렸던 그림들과 책 표지들도 만나볼 수 있다.

장소 : 좋은샘교회 2층 미리내홀(지하철 9호선 등촌역 7번 출구 300미터 직진)
문의 : 02)2653-1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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