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My Story' 시작해보기 : 나만의 ‘시야’와 ‘언어’ 담기 필요

오늘도 SNS에는 맛있는 것, 아름다운 것, 자랑하고 싶은 것들의 사진과 글이 업로드되고 있다. 누구나 작가가 되어 나의 ‘지금’을 나누는 표현의 시대다. 그런데 분명 쓰는 사람은 다른데 어쩐지 SNS 글들은 복사한 듯 비슷하다. 좋고 멋있는 것들이라 여기는 소재도 거기서 거기. 누구나 작가가 된 것에 더해 그 글에 ‘나’라는 색깔이 덧입혀지면 더 좋지 않을까. 앞으로 써나갈 ‘My story’ 속에 나만의 ‘시야’와 ‘언어’를 담기 위해 글쓰기의 고수들에게 팁을 전수받아보자.

별자리적 글쓰기
<글쓰기의 최전선>의 저자 ‘글 쓰는 사람’ 은유는 “자기 경험에 근거해 읽고 쓰고 말하면서 자기 언어를 만들고 자기 삶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강조한다. 그래서 “나만의 언어 발명하기”는 그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까닭이다. 인터넷, 지하철 광고판, TV 자막이 유포하는 “경쟁과 출세와 소비를 촉구하고 재생산하는 집요한 언어”는 애 둘 키우는 엄마인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낼 수 없었으니까.
은유 작가는 자신을 설명할 말과 이해할 언어를 갖기 위해 글을 썼다. 그 과정에서 문장을 바르게 쓰는 것과 글의 짜임을 배우고 주제를 담아내는 기술은 ‘어떤 글을 쓸 것인가’ 하는 물음보다 앞설 수 없다는 걸 발견한다. 열심히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 ‘열심’이 어떤 가치를 낳는가 물어야 한다는 말. 그래서 “자신을 속이는 글, 본성을 억압하는 글, 약한 것을 무시하는 글, 진실한 가치를 낳지 못하는 글”은 열심히 쓸수록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탄탄한 문장력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그는 건축적 글쓰기보다 ‘별자리적 글쓰기’를 선호한다. 별자리적 글쓰기? 건축적 글쓰기가 구조적이며 치밀한 글쓰기라면, 별자리적 글쓰기란 저마다 홀로 빛나며 흩어져 있는 별들 사이에 금을 그어 태어나는 별자리처럼 자신만이 알고 있는 ‘금 긋기’를 통해 어떤 조형을 빚어내는 글쓰기다.
“내 삶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하나의 생각을 본다. 계속 응시한다. 어떤 생각은 사라지고 어떤 생각은 태어난다. 다른 생각들도 이것저것 반짝인다. 생각과 생각을, 경험과 경험을 잇는다. 금 긋기를 통해 그려지는 어떤 조형.”
문장력과 구성에 매여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다면 은유의 자유로운 방식을 따라해 보면 어떨까.

구원으로서의 글쓰기
세계적 명성을 가진 글쓰기 스승 나탈리 골드버그 역시 테크닉으로서의 글쓰기가 아닌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계기”로서의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구원으로서의 글쓰기>에서 그가 제안한 방식은 역시 자유롭다.
“글쓰기는 발견하는 행위이다. 살아 있는 글을 쓰고 싶으면 이런 방법을 시도해 보라. 일주일 동안 아버지에 대한 10분 제한 글쓰기를 열 번 해 본다. 거침없이 쓸수록 좋다. 그리고 당신의 생각이 양파나 트럭, 바다, 밀짚, 검은색 신발로 빠지더라도 밀어내지 마라. 그 생각을 따라가며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보라. 엉뚱해 보이는 것들이 때로는 더욱 깊고 풍성한 내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잘 쓰겠다는 집착을 버리고 거침없이 쓴다. 열 편의 글이 모이면 광채를 발하지 않는 내용은 버린다. 빛나는 대목이 전혀 없으면 다음 주에 다시 뛰어들면 된다. 착상만 하지 말고 바로 글쓰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마음 속 생각을 응시해 금을 긋는 것에서 시작해도 좋고, 주제를 정해 거침없이 써내려가고 버리기를 반복해도 좋다. 오롯이 ‘나’만 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언젠가 나만의 광채로 빛나는 별자리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가 닿는 날이 올 것이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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