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독서를 얼마나 하느냐는 국력과 정확히 비례합니다. 독서 강국이 선진국이고, 독서 빈국은 희망빈국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와 독서량(율)을 비교한 통계를 보면, 한국보다 중국이 3배, 일본은 6.6배, 미국은 7.2배라고 합니다. 우리가 목숨을 걸고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통계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가 원래 독서하지 않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인문학 강국
과거 우리나라는 인문학 강국이었습니다. 혜강 최한기 선생님은 생전 무려 1000여 권에 이르는 책을 집필하셨으며,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18년간의 유배생활 중 500권이 넘는 책을 집필하신 책 쓰기의 고수였습니다. 책을 썼다는 것은 그보다 엄청난 양의 독서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일독십행, 대각선 읽기 등의 독서법을 활용해 책을 읽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나라의 일꾼을 뽑는 선비들의 과거 시험을 예로 들어보면 과거는 인문학 독서를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로 치를 수 없을 정도의 수준 높은 시험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암기만 하면 되는 사지선다형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하는 그런 수준 높은 공부를 했습니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 출제된 과거 시험 문제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상실한 우리 독서법
이렇듯 인문학 최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독서법을 잃게 된 것은 일본에 의해서입니다. 일제강점기 의도적으로 우리나라의 인문학과 독서법을 말살시켰으며, 반대로 일본에는 전쟁의 와중에도 곳곳에 4000개가 넘는 도서관을 세웠다고 합니다.
2차 세계 대전에 패전한 일본이 초강대국이 되고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게 된 배경에는 바로 국민정신을 독서로 개조하고 또 창조한 이런 역사가 있습니다. 이 당시의 문헌에 보면,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평균 4000권의 책을 독파하고 독후감을 매일 일기장에 기록하게 했습니다. 그 독서운동의 결과로 일본인들은 엄청난 ‘퀀텀 점프’(대도약)를 하게 됩니다.
지금도 일본은 많은 독서천재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독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평균 국민들이 오천 권, 만 권의 책을 독파하는 나라와 평생 오백 권의 책도 읽어내지 못하는 국민들이 있는 나라! 생각해 봅시다.

독서를 통한 대도약
중국이 5000년 동안 강대국일 수 있었던 힘도 독서실천에 있습니다. 노자 공자 장자 맹자와 같은 이들이 국가의 집단의식 수준을 견인하기 때문입니다. 중화민국을 건설한 모택동을 낳은 것도 독서의 힘입니다.
독서 강국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독서를 많이 하고 또 잘 하는 나라입니다. 피터 드러커, 앨빈 토플러, 톰 피터스를 비롯해서 수 천 명도 넘는 세계의 석학들 대부분이 미국인이고, 현대판 노자와 공자들이 미국에 있고, 이것이 미국의 저력입니다.

독파만권
우리의 희망은 이제 독서뿐입니다. 독파만권(讀破萬卷)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독서를 하지 않으면, 우리 자손들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자손들의 미래가 어두워집니다.
우리가 독서를 조금만 더 많이 하고 잘 하면, 이 땅의 미래가 점점 더 밝아진다는 것이 제가 가진 독서에 대한 신념이며 철학입니다. 독서는 그래서 애국입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애족입니다.

성공은 목표 아닌 부산물
현대사회 한국에서는 끔찍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대 한국인들의 의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이 강해져야 나라가 강해지고 민족이 살아남습니다. 의식강화를 위해 비용대비 독서만한 일은 없습니다. 책을 한 권 읽었다면 반드시 자신의 생각의 확장이나 의식의 변화가 생겨야 합니다. 독서하는 사람은 끔찍한 사고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성공이나 부(富)가 아닙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성장이고 성숙입니다. 그리고 성장과 성숙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 모두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길이 열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일 책과 더불어 사는 이들이, 평생 동안 늘 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성장하고 성숙한 이들의 부산물이 진정한 성공입니다.
성공과 부가 목표가 되는 이들은, 그 성공과 부가 자신을 망치고, 민족을 망치게 됩니다.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성장’은 가장 중요한 인간의 사명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해 독서를 해야 합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우리 모두 독서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말씀드립니다.

김병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책이 좋아 온 삶을 걸고 독서운동을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책쓰기/독서법 ‘김병완칼리지’ 대표. 3만권의 책을 읽고 61권의 저서를 낸 작가.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