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철의 위로 에세이 ‘그래, 삶은 기적이야’ / 홍성사 펴냄

슬픔. 소망. 신비.
이 세 단어는 작가가 ‘그분께’로 향해 건너간 돌다리들이다. 광야 같은 시간을 산 저자가 그 돌다리를 건너가서 기적을 만났다. 돌다리를 건넌다 해도 흔히 생각하는 개울가를 건너는 정도의 돌다리들이 아니다. 야곱이 천사와 씨름한 광야가 이 광야 같았을까. 자신의 아프고 슬픈 마음을 민낯으로 담담히 고백하고 있음이 특별하다. 광야로 내 몰린 원망과 회한이 아니라, 긴 터널을 통과하면서 만난 책과 소망과 신비를 맛본 감사가 충일해 있기 때문이다.

도무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불가항력의 문제, 칠흑 같은 어두움, 넘을 수 없는 장벽, 천길 낭떠러지… 이런 절망의 심연에 빠져 울음도 토해내지 못하는 슬픔 속에서 소망의 돌다리를 만나기까지, 그리고 그 소망의 섬에서 신비를 맛보기까지의 삶의 묵상이, 깊은 울음을 머금은 고단한 인생들에게 건네는 ‘위로 한 자락’으로 이어진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작은 책 속에 담긴 문장 하나하나가 독자를 배반하지 않고 ‘치유의 강’으로 인도해 간다. 저자가 만난 삶의 고단한 궤적을 그가 만난 책의 향기로 풀어내는 갈피갈피에서 공감을 만나고 소망을 만나고 신비롭게도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단한 인생길 걸어가는 벗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여는 글을 쓰고, 슬픔 셋, 소망 셋, 신비 셋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고통, 인생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글로 책을 닫는다.
여기, 그의 ‘인생 교과서’에서 길어 올린 신비로운 기적들이 빼곡하게 있다. 그냥 있는 게 아니라, 20여 년간 기독교 사회 속에서 신문과 잡지 기자로, 또 작가로, 일하면서 만나고 부대낀 사람들이 그에게 가르쳐 준 인생의 다채로운 풍경이 함께 담겨 있다.

“슬픔, 간절함, 신비로움. 이 셋은 모두 그분께로 향하는 돌다리 같았다. 나는 이 돌다리를 건너서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좋은 예배자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었지 싶다. 내 인생은 그렇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왔다. 내가 걸어온 길을 글에 담아 두는 까닭은 나처럼 먼 길을 가는 벗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만날 수 있는, 아니 만나고 있는 여러 가지 고통의 심연에서 담담히 걸어 나오도록 돕는, 매우 귀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는 <사랑의 향기 신앙의 향기>를 비롯하여 여러 책을 쓰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에게 회고록을 내도록 도운 회고록 쓰기 전도사이기도 하다. 아름다운동행이 곧 여는 ‘회고록 쓰기 학교’의 주강사이다. 이 책은 치유와 회복을 돕는, 인생 중반에서 쓰는 그의 회고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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