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구석구석에 침입한 독성화학물질 어떻게?

“아직도 PP가공(고온의 열처리로 주름을 만드는 가공법)된 시트를 깔고 자는 건 아니죠? 그런 시트에 포름알데히드가 그렇게 많다고 하네요.”
<독성 프리(TOXIC FREE)>의 저자 데브라 린 데드는 이 질문이 자기 인생을 바꾸었다고 고백했다. ‘화학물질과민증’이라 불리는 환경질환을 앓던 데브라는 두통이 끊이지 않고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 집 안에서 병의 원인이 되는 독성화학물질을 찾아보라고 제안한 것.
그 때부터 그녀는 자기 집에 숨겨진 독성화학물질을 찾았다. 샤워만 하면 어지럽던 차에 염소 제거 필터를 샤워기에 설치하자 더 이상 어지럽지 않았다. 포름알데히드가 불면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PP가공을 하지 않은 구깃구깃한 면 시트로 침대시트를 바꾸었다. 그러자 마침내 깊이 잠들 수 있었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 세제와 스프레이 용품까지 우리 일상에도 독성화학물질이 온통 침입해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특히, 가정에서 쓰는 청소세제는 가장 독성이 강한 제품이지만 제품 라벨에 정확한 성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아 세제의 실질적 위험 수준은 평가하기 어렵다. 또한, 방향제와 살충제 또한 독성을 포함하고 있어 위험하다.
그렇다면 일상에 침입해 있는 독성에서 벗어나는 일은 불가능할까? 아니다. 의식적인 노력과 실천으로 우리는 어느 정도 ‘독성 프리’의 삶을 살 수 있다.

집안 곳곳에서 독성 몰아내기
향수를 뿌리지 않고 합성 향 성분이 포함된 방향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약 4,000가지 독성 성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가정에서는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돌리기만 해도 불쾌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냄새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다. 쓰레기통을 자주 비우고 세척하자. 그래도 냄새가 지독하다면 제올라이트(zeolite)를 사용해 봐도 좋다. 제올라이트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광물로서 냄새 제거, 공기 중 독성물질 제거 목적으로 쓰이는데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또 천연섬유로 만든 옷을 선택하면 포름알데히드 성분과 합성플라스틱을 없앨 수 있다. 직접 청소세제를 만들어 쓰는 것도 괜찮다. 평범한 물이 증기로 바뀌어 먼지와 기름 때, 곰팡이를 녹여내는 스팀 청소 방법도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집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손부터 씻어야 한다.
또한 레인지나 오븐에 켜켜이 쌓인 찌든 기름때를 제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화학물질을 사용한다면 절대 스프레이 제품은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보호용 장갑과 안경을 착용하고 창문은 열고 어린이는 가까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품을 보관하는 가장 좋은 용기는 유리다. 꼭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독성이 매우 낮은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을 선택한다. 가구 또한 최대한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을 구입한다. 천연 재료가 비싸다면 중고 가구를 사서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다.
의류의 경우, 새로운 제품보다 재활용 의복을 적극적으로 구입하면 좋다. 이러한 구매활동을 통해서는 중고의류를 리폼하고 재활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도 동참할 수 있다.
다음은, ‘건강 주권’의 길을 제시한 저자 허현회가 정리한 ‘합성화학물질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30가지 방법’ 중 실제적인 10가지를 추렸다.

1. 아이가 장난감을 입에 넣지 않도록 하라
2. 전자레인지는 가능하면 쓰지 말라
3. 통조림은 안 먹을수록 좋다
4. 가전제품의 전원을 꺼라
5. 코팅 프라이팬을 멀리하라
6. 아웃도어 의류를 조심하라
7. 방향제 대신 숯을 이용하라
8. 유아용 물티슈를 버려라
9. 살충제 대신 붕사를 이용하라
10. 천연 식초를 살균제로 이용하라

이밖에 근본적으로 독성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파악해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것도 독성 프리의 구체적 실천이 된다. 소비자들은 공급체인을 향해 독성물질 사용 철폐를 위한 시한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또한, 독성물질이 들어간 제품의 판매와 수입에 대한 규제 조치를 취하도록 정부에게 요구할 수도 있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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