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얻는 활력,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어려서 여름밤이 되면 우리 가족은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어디 멀리 가는 것이 아니어서 준비물도 단출했다. 둘둘 말은 돗자리 한 장과 모기향, 수박 한 통. 그게 다였다.
계단을 돌아 올라가 옥상 위에 돗자리를 편다. 옥상 바닥은 낮 동안 데워져 기분 좋을 정도로 따뜻하고, 돗자리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빼곡히 보였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도 좋고, 도란도란 나누는 가족과의 이야기도 좋았다. 어디 멀리 떠난 여행보다도 더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여행이었다.
옥상이란 공간을 구할 수 없는 지금,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마루 여행’이었다. 문을 닫고 들어가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각자의 공간에서 나와서 우리 가족은 여름이면 특별한 마루 여행을 떠난다. 여름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한 편 틀어놓고 다 함께 이부자리 위에 누워 하룻밤을 보낸다. 얼마나 아이들이 기뻐하는지.
8월을 맞아 ‘여행, 의외성으로 찾는 특별함’이란 특집을 마련한 이유도 같은 이유다. 매일 똑같이 느껴지는 일상 속에 ‘의외성’을 허락하는 것, 그게 여행이다. 멀리 떠나거나 가깝게 떠나거나 상관없이 조금은 번거로워도 생각만 조금 바꿔 떠나볼 때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또한 그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여행길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모아 선물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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