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대중적 즐거움에 지나치게 치우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그 방향과 현장을 보면 그 지나침의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인기 연예인의 집 앞에서 그 얼굴 한 번 보려고 몇 시간씩 그 집 앞에서 하염없이 죽치고 있는 무리들이나, 어느 인기인이 공항에 도착한다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황도 그렇고, 한류 열풍으로 무조건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싹쓸이를 해가는 외국인들 풍경도 그렇습니다.
텔레비전은 시청률에 매여있고, 문화 트렌드는 사람의 시선을 끌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렇게 몰려다니는 ‘무리’는 언뜻 보기에 엄청난 힘이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흩어지고 나면 아무 것도 잡히는 게 없는 ‘바람’일 뿐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에 집중하고 있습니까. 어디에 시간과 열정을 바치고 있습니까. 지금 우리의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밟힐 만큼 몰려드는 무리들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에는 예수님에게 사람들이 발에 ‘밟힐 만큼’ ‘무리’가 몰려들었지만, 예수님은 그 ‘무리’에 시선을 두지 않으셨습니다. 몰려다니며 열광하는 ‘무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적 삶’을 중요하게 보셨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보이는 것,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껍데기가 어떻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우리는 세상 온갖 잘못된 것에 매력을 느껴 코 꿰고 발목 잡혀 살면서도 자기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무리인가요, 제자인가요?
예수님의 시선은 밟힐 만큼 많은 ‘무리’에게 있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은 “바리새인들의 누룩 곧 외식을 주의하라”고 하셨습니다. 바리새인의 누룩에 주의하라는 말씀은 짧지만 의미가 큽니다. 무리를 향하여 하신 말씀이 아니라,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의 가르침이 삶에서 구체화되고 세상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바로 제자입니다. 율법주의도 아니고 바리새파도 아닙니다. 수많은 무리도 아닙니다. 제자훈련을 마쳤다고 모두 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제자적 삶을 사는 것이 제자입니다. 교회에 와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 제자입니까? 제자적 삶은 그 삶의 현장에서 입증됩니다.
말씀대로 살고 불편함을 감수하며 옆 사람을 배려하고 정직하게 말씀대로 살아 삶의 향기가 그윽한 그 사람이 바로 제자입니다.

두 가지 종류의 누룩
성경에서 누룩은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좋은 누룩과 나쁜 누룩입니다.
‘외식’이라고 표현한 바리새인의 누룩은 겉만 꾸미는 것입니다. 그런 꾸밈은 오랫동안 숨길 수 없다고 했습니다. 늘 예배의 자리에 있는 데 예배하지 않는 마음, 늘 다른 사람을 돕는 것 같은데 결코 그 속이 그렇지 않은 마음, ‘척’하는 것 말입니다.
이런 나쁜 누룩, 외식의 풍조도 삽시간에 번져나갑니다. 죄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 링컨이 한 말이 도전을 줍니다.
“모든 사람을 얼마 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을 것이다.”
착한 누룩인지 나쁜 누룩인지는 그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단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착한 누룩’은 ‘하나님의 나라’로 비유(누가복음 13장)됩니다. 가루 서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를 부풀게 한 누룩, 이것입니다. 적은 양이지만 세상에 좋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적은 수의 제자들이 누룩처럼 살면서 세상을 움직였습니다. 천국은 그렇게 열리고 확산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고 아름다운 영향력, 착한 누룩입니다.
주님이 오시면서 천국이 시작되었고, 제자들이 활발하게 사역하면서 천국이 확장되었습니다. 적은 수입니다. 12명의 제자, 더욱이 그 중 하나는 낙오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적은 수가 세상을 바꾸는 역할, 천국을 이 땅에 확산시키는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눈에 많이 띄지 않고 수도 적으면서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 누룩을 통해 주시는 교훈입니다. 보이지 않게 소리도 내지 않은 채 활동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좋은 누룩은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거나 먹기 좋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 같은 그것이 오래 시간이 지나가면 그 결과로 드러납니다. 열매가 나옵니다.
건강한 누룩, 착한 누룩으로 살아갑시다.
요란하지 않아도 세상에 영향을 미치며 삽시다.
내 안에 있는 착한 누룩 ‘생명력’으로 주변이 점차 변화되고 나를 통해 누군가가 천국을 누리게 합시다.

김관선
산정현교회 담임목사. CBS TV ‘산정현 강단’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신문과 매체에 칼럼을 쓰고 있다. ‘진정성’으로 목회하며 ‘교회의 본질’ 지키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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