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를 떼어놓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의 날씨, 교통 상황, 긴박한 사건 사고를 확인하려 수시로 찾게 되는 스마트폰, 게다가 미처 못 본 메시지에 답하느라 더 바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세상 좋아졌다”는 사람들에게 종이활자 매체의 존재는 어떠한 것인지, 본보 지령 200호를 펴내면서 우리는 이러한 실마리를 찾아보기로 한다. 여기서 종이 활자란 책을 비롯한 다이제스트 매체를 말하고 있다.
독자들은 디지털 알림을 따라 단순 뉴스의 정보 홍수에 밀려 살 것인가, 아니면 그 속에서 자신이 주체가 되어 필요한 내용을 선택해 취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연구로 확인된 “아는 얘기”
미국 프로비던스 미리엄 병원에서 대학생들의 미디어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종이 신문을 많이 읽는 학생들의 성적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부모의 낮은 학력과 빈곤층, 알코올 중독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 대학에 진학하고 교수가 된 사람들을 추적 조사했더니 어릴 때부터 종이 활자를 가까이 했다는 연구가 시카고 대학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샴쌍둥이를 분리 수술한 벤 카슨 박사가 초등학생 때 전 과목 열등생이었다가 매주 책을 두 권씩 읽고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교과목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최근 보도되었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병원 의사로 최고의 의술을 펼치다 그 이상의 일을 향해 나가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부터 읽어나갈 것을 권유한다.
이외에 일본이나 핀란드에서 종이 활자를 많이 대하며 정리해나간 학생들의 성적이 고교시절 상위권에 있음도 나와 있다.
링컨의 이력서가 “읽고 쓰고 외우기”였다는 것과 케네디 가문의 교육법이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여행과 봉사로 확인하기라는 점을 부언한다면 계층을 관통하는 힘, 사다리가 독서, 즉 읽기에 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면 디지털 기기로 읽었을 때와 종이 활자로 읽었을 때의 차이가 있을까.
종이 활자로 읽었을 때, 추상적 질문에 옳은 답을 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데, 이것은 종이 위에 디자인된 공간과 글자 배열이 큰 그림으로 기억되어 전체를 이해하는 사고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억은 지식들을 서로 연결시켜 상상하게 하며 뇌를 춤추게 한다는 것이다. 창의력이 대세인 요즘, 이러한 사고를 하도록 종이 활자를 어려서부터 가까이 해 나중까지 계속 읽어나갈 것을 권하는 이유다.
특히 자료나 스토리를 이미지로 연상해 기억하고 저장하는 심리적 기억이 발달한 사람에게는 디지털 기기보다 종이 활자가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문장을 읽으며 스토리를 따라갈 때 중요한 것은 ‘마음’을 아는 것이다. 글쓴이의 마음을 모르고 ‘독서기법’에만 충실한다면 얻는 것은 정보일 뿐이고 두뇌가 변하는 놀라움에 가기 어렵다고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작가 이지성 씨는 말한다.
이어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반복해서 읽으며 필사할 것을 권한다. ‘나만의 메모’일 것이다. 그런 다음 사색하라고 하는데 문장을 음미할 뿐 아니라 내 삶과 어떻게 연결 지을지 고민하라는 뜻일 것이다.
이와 같이 ‘깨달음’ 없는 ‘읽기’는 무익하다고 정약용 선생도 일찍이 강조한 것을 보면 ‘읽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율곡이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지었다는 ‘자경문’에 “앉아서 글만 읽는 것은 쓸데없다. 독서는 잘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것이다”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이에 대해 다른 학자는 무엇보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나 매체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은 남들이 만든 지식의 리스트를 따르기보다 스스로 생각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내면세계를 가꾸도록 읽을거리를 찾아 영양분을 받으라는 것이다. 넓고 얕은 지식을 원하는 현대인들일수록 각자 자신에게 맞는 매체, 책을 찾으라는 것이다.

디지털시대에 뒤돌아보기
요즘 독서를 호신술이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철마다 먹는 보약과 같다고 하면 어떨지.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 힘이 되는 보약.
책을 통해 삶을 알기 시작한 어린 아이가 미술관과 박물관, 도서관에서 과거를 배우고 세계를 배웠다는 앞서간 지도자들의 얘기는 아직도 유효하다. 또 인터넷 박사가 아닌 클래식 악기 연주, 그림 그리기, 글씨 쓰기, 합창, 암송, 이런 것들을 통해 아날로그식 균형 잡힌 오감의 성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생존법은 “종이 활자 읽기”뿐이라는 지난주 한 매체의 칼럼을 보며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시대라지만, 어려서부터 글을 읽으며 토론하는 것은 진정한 생존법이라는 말을 인용해 덧붙인다. 좋은 기사나 칼럼을 잘라두었다가 밑줄 긋고 한 번 더 보는 것이 기억과 사고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것.
이러한 ‘종이 활자의 힘’을 느끼며 200호를 맞은 ‘아름다운동행’이 정보 나눔을 넘어, 바른 신앙의 눈으로 걸러진 글들을 실으려 애쓰고 있다. 매월 만남을 기다리는 친구로서 이 자리를 지켜갈 것이다.

자신의 흥미분야와 능력을 알아보자
각자 가진 여러 가지 지능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지능 이론’을 연구한
하버드대 가드너 박사는 8가지 영역을 1~4면에 적어보라고 한다.
4분위에 표시해 보면 자신의 강한 부문과 약한 부문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언어지능/ 말과 글이 눈에 띄며 의사소통하는데 두드러진다.
□논리수학지능/ 생각을 즐거워한다. 상식적 추론 능력을 보여준다.
학교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
□공간지능/ 그림으로 생각한다. 눈으로 기억한다. 길눈이 밝다.
□음악지능/ 리듬과 멜로디로 생각한다. 귀가 발달해 있다.
□신체운동지능/ 움직임과 감촉으로 생각한다. 신체균형감각이 있다.
□자연탐구지능/ 동물과 친화력이 좋고 패턴을 이해해 식물을 잘 구별한다.
□대인관계지능/ 일보다 사람에 관심이 있고 봉사에 끌린다.
□자기성찰지능/ 내면을 깊이 생각하는 유형.

객원기자 전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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