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쉼과 함께 신앙의 신선한 바람 쐬기

휴식을 위해 집을 떠나지만 놀고먹기만 하다 오면 무언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여가를 통해 신앙적 감동과 의미까지 얻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번에는 동해안 방면으로 갈 때 들러서, 일상 속 느낌과 좀 다르게 주님을 생각해볼 곳을 추천한다.

추양 하우스
설악산 마을에 고 한경직 목사의 기도처가 남아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주 찾는 속초시 설악동에 한경직 목사의 호, ‘가을 햇볕’을 뜻하는 ‘추양 하우스’(www.chuyanghouse.co.kr)가 있다. 이곳은 한 목사가 북한을 바라보며 기도하던 곳으로 몇 년 전 리모델링되어 목회자들과 교회 수련원으로 개방되고 있다. 특별히 한 목사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영락교회와, 은퇴 후 거주한 남한산성 주택과 함께 2008년부터 자리매김 되고 있다.
전시실을 비롯해 12제자의 이름을 딴 소기도실이 빙 둘러 마련되어 북한의 동서 방향을 향해 기도할 수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한 목사가 묵상하던 장소들이 보존되어 있다. 왠지 여기서는 통일을 위한 기도나 나라를 위한 기도를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건, 생전에 한 목사가 그토록 북녘을 바라보며 많이 울었다는 안내자의 말을 들어서인지도 모른다.
“금강산 목회자 수련원에서 주기철 목사님과 만났던 얘기를 하시며 그리워하셨지요. 평생 통일을 염원하며 검소하게 사셨습니다. 젊은이들에게도 늘 경어를 쓰며 자신을 낮춘 겸손한 분으로 기억됩니다.”
한경직 기념관을 돌아보고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묵상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삶의 반성과 함께 새로운 기도의 지평이 열림을 느낄 것이다.

한국 라브리 공동체
‘라브리’는 피난처라는 뜻을 가진 불어 이름으로 스위스에서 시작된 기독교 공동체(www.labri.kr)다. 전 세계 11개국에서 운영되는데, 우리나라에는 양양군 서면에 소재하고 있다.
인생의 길에서 문제를 안게 될 때, 누구나 찾아와 삶을 나눌 수 있는 곳으로 소개된다.
라브리에는 2, 3일 머무는 단기 공동체 생활부터 그 이상 머무는 장기 공동체 생활이 있다. 반나절 공부와 함께 노동과 섬김을 통해 자유로운 생활 중에 하나님을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 지도 간사와 상담 시간도 갖고 때에 따라 그곳을 방문한 학자들의 특별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론인데 어떤 내용이라도 정직하게 질문하면 식사 시간의 주제가 되어 긴 대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 공동체의 대표 성인경 목사는 “찾아오는 이들이 던지는 문제와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을 주기 위해 깊이 논의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강조한다.
5월 소식지에는 라브리의 봄을 ‘생명의 잔치’라 하며 온갖 꽃나무와 노루 산토끼들의 모습을 내놓았다. 또한 10여 개국 청년들의 방문 얘기와 함께 여기서 세례 받은 친구의 재방문을 실었다. 또한 라브리에 왔다가 만난 사람들이 웨딩 촬영을 하러 온 얘기, ‘소박함’을 배우고 간다는 초등학교 교사의 편지도 있었다.
라브리의 창시자 프란시스 쉐퍼 박사의 격의 없이 소박했던 삶과 신앙이 이어짐을, 이렇게 영혼과 삶을 아우르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객원기자 전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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