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 2016년 ‘가정방문’ 캠페인 벌여

기독교사운동인 좋은교사운동(www.goodteacher.org)이 ‘2016 가정방문 캠페인’을 3월 21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한다. 학교에서 깊이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좋은교사운동 소속 선생님들이 ‘가정방문’을 기획한 것.
“요즘 충격적인 아동학대와 가정 붕괴 소식이 들려오지요. 그러나 저희는 아이들이 학대를 받는지 확인하려기 보다 아이를 좀 더 깊이 이해하려는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IMF 사태의 후유증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 해체 현상이 많이 일어났던 2001년에 ‘가정방문’ 운동을 시작해서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좋은교사운동 주종호 교육실천위원장은 설명한다. 예전에는 학기 초가 되면 교사들이 가정방문을 했었는데, 촌지를 받는 잘못된 사례로 와전되며 가정방문은 안 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었다고.
그러나 가정방문은 학생과 부모, 교사가 함께 만나 신뢰를 쌓기에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에 지난 16년 동안 좋은교사운동 소속 교사들은 직접 뛰며 아이들이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았던 각 가정의 형편을 직접 확인했다.
“이 노력의 열매로 지금은 여러 교육청과 학교 단위 참여를 넘어 교육부도 학기 초 아이들의 삶을 파악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기에는 이런 교사들의 노력과 마음 속 이야기가 실려 있다.

보람 있는 고단함
“바쁜 학기 초, 방과 후와 퇴근 후에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지치기도 하고 언제 끝내나 싶기도 하지만 가정을 방문하고 학부모님의 얘기를 들어주고 같이 대화를 하고 나오는 발걸음은 언제나 뿌듯하고 행복하다. 맞벌이 부모가 있어서 퇴근 후에 가거나 토요일에 시간을 내서 가야 하는 날에도 나를 기다리며 기대하는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님과의 깊은 관계, 신뢰하는 관계로 맺어질 결실들을 생각하면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다. 이것이 한 가정도 놓치지 않고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는 이유다. 내가 아는 모든 교사들에게 힘들지만 꼭 권하고 싶다.”

“일단 이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과 하나님께서 관계 속에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체험하였다. 서먹하거나 깨어진 부모와 학생 그라고 교사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학교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깊이 있는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학생과 학부모님에 대하여 더욱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정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후 교장선생님께서 ‘가정초대’에 대해 제안해 주셨다. 반 아이들을 선생님의 집으로 초청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이 일들로 많은 학생들이 회복되는 역사를 보셨다고 한다.”

가정방문 알림과 신청부터
‘가정방문’은 먼저 학기 초 학부모에게 편지를 통해 가정방문의 취지와 함께 학부모님들이 부담 가지지 않도록 어떠한 음식 준비를 하지 말 것도 당부하고, 원하는 날짜를 신청 받아서 희망하는 학생을 중심으로 부모님들이 퇴근한 이후인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날짜를 잡아 이루어진다.
‘10번 상담하는 것보다 1번 가정방문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는 교사들의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가정방문은 학생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얻는 통로가 되고, 신뢰 가운데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2001년부터 17년째 좋은교사운동 가정운동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 당평초등학교 홍주영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가정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기 초가 되면 학부모님들께 제가 기독교사임을 밝히고 아이들을 위해 사랑하고 기도하겠노라며 가정방문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4년마다 학교 임지가 변경되는데 부임 첫해에는 좀 어려워하시다가 이듬해부터 학부모님들이 마음을 열고 좋아하십니다.”
그렇게 만나러 간 아이들은 생각만 해도 예쁘고 가슴이 저릿했다. 선생님을 기다리며 문밖에서 엄마와 함께 나와 있는 아이들, 깨어진 가정에서 돌봄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는 아이들. 그러나 아이들은 가정방문 후에 발표도 늘고 선생님과의 대화도 훨씬 자연스러워지고, 서로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고.

일대일 결연 맺기도
이렇게 가정방문을 통해 파악된 아이들 가운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 대해서는 좋은교사운동에서는 교사가 ‘일대일 결연’을 맺고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대일 결연 기금’, ‘성과급 10%는 가난한 아이와 함께 기금’ 등을 조성하여 일대일 결연 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가정방문을 한다고 마법 같은 일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숨겨진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에서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가정방문을 한다고 학교폭력이 주는 것도 아니고, 학급 운영이 탁월해지지도 않더라고요. 여전히 문제들은 계속 터지곤 하지요. 가정방문을 통해 학생들의 누적된 아픔을 마주할 때, 저는 더 힘들었어요. 아무 해결책도 없이 학생들의 아픔만을 알게 되니까요.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면서 학생들의 아픔을 마주한다는 것이 참 저를 무기력하게 했어요.
그러나 이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학생들의 아픔을 해결해 주지 못해도, 그 아픔을 알고 있는 사람이 담임으로서 옆에 서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나씩 오래 사랑하렵니다. 아이들이 내게 보여주는 그 깊은 절망에 내가 다 응답해 줄 수는 없어도, 하나씩 하나씩 1년 내내, 아니 더 오래, 천천히 꾸준히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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