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지구는 모두의 탐욕을 채워주진 않지만 모두에게 필요를 채울 만큼은 공급한다.”
인도의 지도자 모한다스 간디의 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언제든 쇼핑몰에 가닿을 수 있는 지역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비의 자극을 받으며 지금 내게 더 필요한 게 있을 거라는 기분에 쇼핑을 한다. 하지만 지구 다른 편 어느 지역에서라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로도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다. 탐욕은 지구의 몇몇 지역에 고여 있고, 그만큼 지구의 공급 또한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

100명 중 우리는 어디?
이런 상황은 지구를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고 압축해 그려보면 더욱 분명히 통찰할 수 있다. 유니세프가 만든 유튜브 영상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이 바로 그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곳은 우리가 사는 세상, 아름다운 지구, 우리의 고향, 60억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요”로 시작하는 10여 분의 이 영상은 지구 속 우리 삶의 ‘소유 좌표’를 찍도록 도와준다.
가령,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20명만 집과 음식을 사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 100명 중 가장 가난한 20명은 생명을 유지하기도 힘들 만큼 가난하다. 나머지 60명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 어딘가에 있다.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24명만이 항상 충분한 음식을 먹는다. 16명은 가끔 배고픔을 경험한다. 34명은 항상 먹을 것이 모자란다. 26명은 심한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다.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76명만이 전기를 이용한다. 마을에 라디오는 42대가 있고, 텔레비전 24대가 있다. 컴퓨터는 단 10대밖에 없다.

쇼핑보다는 덜어내기
이렇게 지구를 기준으로 우리 삶을 돌아보면 너무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1+1 행사로 사온 온갖 먹을거리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사는 ‘신상’ 점퍼, 유행이 달라질 때마다 ‘must have’ 아이템이라고 해서 사는 가방, 아직 멀쩡한 것들이 많지만 싸게 팔 때 사두어야 한다고 샀던 온갖 종류의 신발들, 50% 세일할 때 한꺼번에 샀던 핸드크림과 선크림 및 화장품들,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이 쓰던 유아용품과 장난감들….
이제 더 많은 것을 ‘쇼핑’하기보다 그동안 ‘쇼핑’했던 많은 것들을 덜어내는 삶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가정에서 혹은 교회에서 함께 이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 삶에서 빼도 괜찮을 목록들이 있는지를 우선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체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한 명 세계인으로서의 내 삶이 너무 무겁게 많은 것들을 붙들고 살며, 지구를 아프게 하거나 다른 누군가의 것을 빼앗고 있을지도 모르니.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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