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향곡 하용조 지음 / 두란노 펴냄

하용조 목사가 소천한 지 올해로 5년째가 된다. 문화 사역과 평신도 교육 측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던 고인이 말년에 병마와 싸워가며 주력했던 사역이 바로 ‘러브 소나타’다. ‘문화전도집회’로 성격이 규정된 러브 소나타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통해 복음화율 1% 안팎의 척박한 일본 땅에 복음을 심기 위한 고인의 마지막 ‘유작’이었다.
러브 소나타를 진행하던 2008년 당시 고인이 일본에 선포한 메시지의 주제는 ‘사랑’이었다. 사실 기독교가 사랑을 빼고 달리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똑같이 사랑을 이야기해도 말하는 사람의 깊이와 경험에 따라 그 메시지의 농도와 파급력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 책 ‘사랑의 교향곡’은 러브 소나타에서 고인이 선포한 사랑의 메시지들을 정리해 묶은 것이다. 고린도전서 13장에 나타난 사랑의 정의 15가지를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전하는 고인의 육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랑이란 마음이 넓고, 위대하고, 성자 같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수 많고, 부족하고, 시기와 질투가 가득한 사람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넓지도 않고, 잘 인내하지도 못하고, 심성이 훌륭하지도 않고, 신경질도 잘 내고, 울다가 웃다가 변덕 부리는 이 부족한 사람도 하나님 덕분에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여기에 사랑의 진정한 힘이 있습니다.”

모든 위대한 것은 단순하다. 가령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는 말씀에 어렵고 복잡한 것이 단 하나라도 있는가. 다만 그것을 내 삶 속에서 구체적인 삶의 내용물로, 일상의 실천으로 녹여내고 육화시키는 것은 결코 단순하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일도 아니다. 고인은 말한다.

“사랑은 자기를 낮추는 것입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사랑을 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할 때 사람들은 ‘저 사람은 예수 같다’라고 할 것입니다. 사랑의 예수님을 느끼기 시작할 것입니다.”

여기가 바로 출발점이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사랑’의 길, 그 야트막한 언덕길을 고인과 함께 걸어보자. 이 책 ‘사랑의 교향곡’ 안에 그 길이 숨겨져 있다.

객원기자 김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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