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염교회, 작업실 임대료 및 사역자 후원

“계속 노래할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블랙가스펠 CCM그룹 헤리티지를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여름, 어느 청소년수련회에서였다. 청소년들은 개그우먼 신보라가 있었던 그룹이라더라, 가수 임재범이 ‘여러분’이란 노래를 부를 때 함께 무대에 선 이들이라더라 하며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그때만 해도 폭발적인 가창력과 자신감 넘치는 무대 뒤에서 흘리는 땀방울과 눈물이 어느 정도일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2013년 영화 <블랙가스펠> 출연진 인터뷰를 하기 위해 헤리티지를 만나게 되었을 때 좀 더 알게 되었다. 98년도 한 교회의 찬양팀으로 시작되어 2003년 정식으로 데뷔해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방울을 흘렸을 지를. 지금도 기억이 난다.
“기자님, 저희 교통비 없어서 걸어 다닌 적도 많고, 밥 사먹을 돈이 없어 라면 먹은 적도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래도 노래하는 것이, 찬양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그도 그럴 것이 헤리티지 식구들은 멤버 몇 명의 단출한 수가 아니다. 숫자의 변화는 있었지만 5명 정도의 멤버에 매스콰이어 활동인원이 100여 명이 되는 것. 그게 만만치 않은 거다. 그래서 늘 살림이 넉넉할 수가 없었다.
“여러 번 해체하려고 했어요. 그때마다 하나님이 붙들어 주셔서 여기까지 왔지요.”
영화 <블랙가스펠>을 찍게 된 것도 그렇게 갈등하던 때였다. 그때 영화 <회복>을 만들었던 제작자가 손을 내민 것이다. 함께 가지 않을래? 함께 해보지 않을래?

신발 끈을 더 단단히
정말 바랬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을 할 뿐 아니라 헤리티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교계 안에서나 대중적으로도 영향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영화로 인해 주목을 받은 것은 잠깐이었다. 그 뒤에 오는 허탈함을 잘 달래야 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연습실을 옮겨야 하는 상황 등 어려움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신발 끈을 더 단단히 붙들어 맸다. 소외된 곳에 가서 찬양으로 섬기고, 시간을 내어 연습을 했다. 지난해 7월 KBS TV 불후의 명곡에서 ‘오 해피 데이’란 곡으로 정말 국민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정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하나님을 모르고 그저 블랙가스펠이 좋아서 찾아오는 청년들, 돈이 없어도 찬양을 하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청년들을 챙기려면 시간과 물질을 쪼개고 쪼개야 했다. 가정이 생겨 이제 아기도 태어나는데,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찬양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김효식 리더는 결단을 했다. 찬양 목회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에 백석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 자리와 시간강사 자리를 모두 내려놓은 것. 그리고 올해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앞서 가르치는 자리도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것이지만 이제는 배움을 통해 더 헌신된 모습으로 나아가야 겠다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위로의 선물
이런 이야기들이 한 교회에 흘러들어갔다. 아름다운동행을 통해서 헤리티지를 알게 되었다는 광염교회(조현삼 목사)는 헤리티지에게 ‘위로’라는 선물을 주기로 작정했다. 작업공간 임대료와 5명의 멤버들에게 매달 사례비를, 그리고 김효식 리더에게는 전 학기 전액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 아무 조건 없이, 아무 이유 없이.
조현삼 목사가 교회 홈페이지에 쓴 글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기독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20대 젊은이들이 모여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지금은 다섯 명의 리더들 대부분이 30대 중·후반이 되었습니다. 헤리티지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찬양사역을 전임으로 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한 사람도 아니고 몇 사람, 때로는 몇 십 명이 팀을 이뤄 활동하다 보니 비용도 많이 듭니다.
하지만 수익 구조는 열악합니다.
교회들의 초청을 받아가서 찬양 집회를 하는 것이 주요 수입원인데 이것도 가끔 있는 일입니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며 이 일에 우리가 힘을 보태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헤리티지 사역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작업실 1년 월세는 우리가 섬기기로 했습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을 세우고 일으키는 소망을 품고 기독찬양문화사역팀을 지원합니다.
긴 시간 고난의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음을 느꼈습니다.
얼마 전 설교한 ‘고난과 위로는 세트’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들에게 이제 위로의 날, 위로의 때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소식을 듣고 멤버들은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받은 그 위로가 너무 고마워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를 섬기고 어떻게 하면 이 사랑의 빚을 갚을 수 있을까 더 열심히 고민하게 되었다고 했다.
조현삼 목사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통해 받는 하나님의 위로는 고난을 견딜 수 있게 합니다. 돈뿐만 아니라 관심도, 인정도, 격려도 ‘위로’입니다. 선교사님들과 목회자뿐 아니더라도 찾아보면 전임으로 사역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지치지 않고, 중단 없이 주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가 문화사역자들을 입양해 주십시오. 입양하는 마음으로 사역자들을 품을 때 이들을 통해서 또 다른 복음의 역사가 쓰여질 것입니다.
저희는 그 마중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헤리티지는 2월 싱글앨범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온라인에만 음원이 공개될 예정이며, 또한 올해 10주년을 맞는 블랙가스펠 스쿨을 통해서 복음 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받은 위로를 노래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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