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돕기 헌신…청년일가상 수상한 김종철·박진숙 부부 이야기

제7회 청년일가상은 김종철(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박진숙(에코팜므 대표) 부부가 수상했다.
“마흔이 넘어 청년일가상을 받으니 뭔가 쑥스러워요. 저 청년 맞나요?” 박진숙 대표(사진)의 말이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남편은 난민과 구금된 이주민, 무국적자가 법의 보호를 받도록 돕는 변호사로, 아내는 난민여성과 이주여성을 작가로 세워 자국 수공예품을 디자인, 판매하여 자립하도록 지원해온 사회적 기업가로 10년 넘게 난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으니 도전과 열정 그것만으로 ‘청년’ 맞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 때 학교 선생님의 전도로 교회를 다니게 되었는데 그 교회 목사님 아들이 바로 김종철 변호사였다.
“그때 남편은 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제게 성경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기도 했어요.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고, 그래서 같은 대학 들어가려고 열심히 공부했어요.”(웃음)
남편이 다니는 대학교 사진을 독서실에 붙이고 열심히 공부했다고. 노력 끝에 입학하고 나서 교제까지는 자연스러웠고, 대학 다니면서 함께 라브리 공동체를 설립한 프란시스 쉐퍼 사상에 흠뻑 빠져 나누고 공부했다. 그래서 5년간의 고시공부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남편이 난민을 돕는 공익변호사를 본업으로 하겠다고 했을 때도, 고려대와 서울대, 연세대 석사학위까지 갖고 있는 박 대표가 난민여성을 돕는 일을 하게 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난민사역을 하게 된 것도 사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녜요. ‘그들’이 우리에게 왔지요. 남편이 먼저 난민 소송을 재능기부로 도우면서 공익법센터 어필을 세우게 되었고, 저는 불어를 전공했다는 이유로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들 통번역을 도와주다가 이 길에 들어서게 되었지요.”
난민쉼터에서 한글공부방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난민여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되었다.
“자존감이 많이 낮았어요. 탈출과정에서의 학대나 폭력, 그리고 낮아진 생활 수준 등으로 힘든 부분이 많은 거지요.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미술치료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너무들 좋아하셨고, 그 과정에서 자발성과 주체성이 생겼지요. 그런데 프로젝트 비용을 다 쓰자 더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이제 그만하겠다고 하니 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도저히 그만둘 수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난민여성뿐 아니라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사회적기업 에코팜므(www.ecofemme.or.kr)를 2009년 5월에 설립했어요. 미술작업을 하고 거기에서 나온 독특한 작품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어요.”
그러나 만만치 않았다. 힘들어 그만 두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주었던 것은 놀랍게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난민여성 ‘미야’였다.
“미야는 단 한 번도 저를 재촉하지 않았어요. 아무리 어려워도 늘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이지요. 한 기자가 그녀에게 물은 적이 있어요. 박 대표에게 가장 고마운 일이 뭐냐고. 그랬더니 ‘She is always there’라고 말했어요. 그냥 거기에 계속 있어준 것이 고맙다고. 저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고마워요.”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매년 수천명이 한국의 문을 두드리지만 난민 인정률은 6%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리들의 시각입니다. 우리들은 늘 난민이나 결혼이주여성들을 ‘교육 받아야 할 대상’으로 봅니다. 사람을 2등급, 3등급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난민이기 전에 사람이고,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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