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서원 강서 1기 수료생 조순례 권사

지난 6월의 마지막 날, 감동서원 강서 1기를 마친 수료생들의 감사 간증을 듣는 땡스 파티(Thanks party) 시간이었다. 늘 밝고 명랑한 모습의 조순례 권사(권선제일교회ㆍ사진)의 사례발표 순서가 이어졌고, 밝은 모습 뒤 숨겨있던 이야기에 장소는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사실 남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 공사 현장 6층에서 추락 사고로 남편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는데, 저에겐 아직 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얘기하고 싶지 않은 아픔이거든요.”
듬직한 세 아들과 딸 하나를 둔 소문난 잉꼬부부였다. 남편 없는 삶은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남편의 부재로 인한 고통은 감추고만 싶은 심경이었다.
“장례를 마치고 한 달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눈물로 뒤척이다 잠이 들었어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전에 등록해두었던 전도대학에 참여했는데, 매일 이어지는 일정에 몸이 피곤하니 누우면 잠이 오더라고요. 그렇게 3개월을 보냈죠.”
그때, 지인의 추천으로 감동서원을 알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가겠노라 대답했지만, 막상 당일이 되니 가기 싫은 마음이 찾아왔다. ‘꼭 가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감사’라니.’ 그렇지만 감동서원을 알게 된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며 멀리 수원에서 강서구까지 무거운 마음으로 찾아왔다.

나를 위한 감사학교
감동서원은 조 권사에게 뜻밖의 선물이자 위로였다.
사람들은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그토록 사랑하던 남편을 잃고 대체 무엇을 감사할 수 있단 말인가.
우선, 가족을 잃고 재산을 잃는 고통이 찾아왔지만 인내함으로 복을 받은 욥을 생각하게 되었고, 감사의 주 재료는 ‘고통’이라는 강의를 들으며 고통 그 자체로 감사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랬더니 뼈 속 깊은 곳에서 감사가 우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입으로만 고백하던 감사를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죽음은 두려운 것이었고, 천국은 먼 나라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죽음이 두렵지 않고, 천국을 소망하며 기다리게 됐지요. 남편이 천국에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해요.”

감사로 가정이 회복되다
아이들에게도 아빠의 부재는 신앙의 기초가 흔들 릴 만큼 힘든 일이었다. ‘교회밖에 모르던 우리 아빠를 어떻게 하루아침에 데려가실 수가 있지?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나?’ 하는 의심과 원망에 힘들어했다.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알 수 없었어요.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아이들 마음에 와 닿지는 않잖아요.”
감동서원을 통해 감사가 주님의 명령임을 배웠고,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실까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넸다.
‘얘들아, 아빠의 죽음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소망하며 서로 사랑하며, 남은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그때로부터 매일 저녁 일과 후, 아이들과 ‘감사 나눔’ 시간을 갖고 있다. 처음엔 무엇을 감사해야 할지 다들 망설였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니 ‘오늘 밤엔 어떤 감사 제목을 이야기하지’ 하는 생각으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감사 나눔 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
‘엄마, 오늘 참 좋은 커피향을 맡았는데, 후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어요.’
일상 속의 소소한 일들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점점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다함께 감사 일기 쓰면서, 가정 예배에서 감사 제목을 나눌 뿐만 아니라, 감사 저금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눌 계획도 하고 있다.
“남편이 떠난 지 5개월이 조금 넘었어요. 감동서원을 만난 후, 거짓말처럼 실컷 웃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이제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보여요.”
사실 아직도 남편 이야기를 할 때면, 눈물이 먼저 앞을 가린다. 남편이 없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이는 것이 싫어 감추기만 했는데, 이제는 사람들 앞에 용기를 내어 꺼낼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자기의 고난이 가장 크게 느껴지잖아요. 혹시 현재 아픔 중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처럼 고난을 감사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면 좋겠어요. 고통을 감사로 승화시키는 힘이 바로 신앙의 꽃이 아닐까요?”
오늘도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의 감사제목들을 되짚어 보며 작은 소리로 말해본다.
‘하나님, 저 잘하고 있죠?’

우수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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