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메르스’로 인해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자현미경으로나 보이는 이 작은 바이러스가 끼치는 영향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이 바이러스는 아주 작지만, 다른 생명체의 몸을 숙주로 삼아 존재하기에 빠른 전염성을 갖고, 또 숙주로 삼은 다른 생명체의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칩니다.

온라인 속 악성 바이러스
컴퓨터 바이러스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숙주로 삼아 존재하면서 그 프로그램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중요한 정보를 못쓰게 만드는가 하면 그것을 빼내가면서 엄청난 피해를 야기시킵니다. 그리고 어떤 생물학적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빠른 전염성을 지닙니다. 지금도 사이버 상에서는 ‘보안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바이러스는 사람의 질병이나 사이버 상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적 바이러스’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떤 나쁜 생각이나 정보들이 사람의 생각을 숙주로 삼아 자리 잡게 되는데, 이전에는 이것들이 주로 책이나 구전을 통해 전파되었지만, 요즘은 카톡과 같은 SNS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을 통해서 순식간에 전파됩니다.
사회가 건강하게 작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악성 바이러스는 지금 곳곳에서 소리 없이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선거전에서 악성루머를 전파하기도 하고, 최근 일본이 그렇게 하듯이 그릇된 역사정보를 사이버상의 공식 사이트 곳곳에 심어 둠으로 역사를 왜곡하기도 합니다.

좋은 바이러스 전파하기
이렇게 나쁜 정보나 그릇된 사상이란 바이러스들이 전파되는 때, 이런 것들을 극복해내는 방법은 바른 정보나 좋은 생각과 사상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입니다. 바른 사상, 좋은 생각들을 사람들의 생각 속에 넣고 전파하는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N-바이러스’란 말이 있습니다. N은 ‘Need’란 뜻입니다. 어떤 사회나 공동체를 살리는데 ‘필요한’ 생각과 조직과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 사회와 공동체가 살려면 진리와 정의와 희망과 용기를 전파하는 ‘N-바이러스’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와 같은 분은 증오와 차별의 세상에 꼭 필요한 화해를 전파하는 N-바이러스의 삶을 살았습니다.

희망 심어주는 바이러스 필요
지금 우리 사회는 어느 때보다 냉소와 비난과 실망의 악성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습니다. 이때 진리와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N-바이러스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교회가 바로 그런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 사회에 복음의 N-바이러스를 전파할 책임이 있습니다. 어둠이 있는 곳을 진리의 빛으로 밝히고, 슬픔을 당한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소망의 공동체를 이룰 책임 말입니다.
또한 가정은 사랑과 보살핌의 N-바이러스를 가족들에게 심어주는 일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김영준 박사님은 그분의 저서 ‘사랑 받는 세포는 암을 이긴다’를 통해 “사랑은 죽어가는 세포들을 살리고 마침내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우리 모두 특별한 경험을 합니다. 많은 의료진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 쓰고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료진들을 통해 사랑, 용기, 사명감 등의 N-바이러스가 잔잔히 퍼져가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 각자의 삶에서 어떻게 N-바이러스 전달자가 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나의 언어 나의 행동 속에 ‘N-바이러스’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말입니다.

정현구
서울영동교회 담임목사로, 부산대, 서울대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고신대신대원에서 신학을, 예일대와 밴더빌트 대학에서 기독교 사상사를 전공했으며, 기윤실, 희년선교회, 국제학생회, 남북나눔운동에서 이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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