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에너지 신화로부터 벗어나기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방사성 물질은 지역을 오염시켰고, 갑상선암과 백혈병, 악성종양 등 피폭 후유증으로 발병됐다.
유엔 체르노빌포럼이 200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능 유출 사망자가 4천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많게는 3만명까지 보는 분석도 있다.
미국도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2호기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돼 주민이 피신을 했다. 사고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원전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미국 내 수십 개 원전이 건설 승인을 받고도 계획이 취소되었다.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으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은 냉각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다. 원전 주변 반경 20km 지역은 모두 집을 떠나야 하는 ‘죽음의 땅’이 됐다. 이밖에도 작은 사고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핵 포기한 독일, 핵 의존 늘리겠다는 우리나라
이러한 이유로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핵 포기를 선언했고, 다른 핵 선진국들도 재생가능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핵에너지에 더욱 많이 의존하겠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23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서 세계 제1의 핵밀집국이다. 전력공급량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34%인데, 정부는 2030년까지 59%로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최근 고리원전 1호기 정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원전과 송전탑 건설 확대 계획으로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국민 안전을 무시하는 기본계획을 수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핵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따르면 그 정책은 ‘원자력 신화’ 위에 세워진 것이기 때문이다. 원자력 신화란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값싸며, 청정에너지라고 믿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1. 원자력이 안전하다고요? No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만 끊겨도 위험하다. 그래서 미국은 9·11 테러 이후 모든 원전을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어 놓았다. 후쿠시마 사례에서 보듯이 원자로가 직접 파괴되지 않더라도 원자로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에 냉각수만 공급되지 않아도 멜트 다운은 일어난다. 그래서 전쟁시에 폭격을 당하든지, 테러리스트에게 점령되면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핵무기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원전은 가지고 있지 않은 이유이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과 스위스, 벨기에 등은 탈핵을 결정했고, 중국은 원전 신규 허가를 잠정 중단, 영국은 신규 원전을 중단했다.

2. 원자력은 값싼 에너지를 공급한다고요? No
원자력이 값싼 전력을 공급한다는 신화는 무한한 에너지원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우선 원자력에 쓰이는 천연우라늄의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다.
또한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도 막대한데 원전 1기를 건설하는 데 3조원이 드는 것으로 계산한다.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23기가 가동되고 있는데 앞으로 19기를 더 건설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총 57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핵산업통계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느라고 3백 억 달러 이상의 외채를 지고 있으며 매년 원자력 발전소 건설로 가장 빚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나라이다.
또한 원전 경제성 평가를 위해서는 단지 발전소 건설 및 운영, 연료비용 외에 원전 폐쇄 비용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 비용도 계산해야 하는데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사후처리충당금의 경우 1기당 3조 1400억원이 예상되어 총 72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준에 의하면 원자력 발전소를 해체하는 데에도 1기당 6330억원이 든다.

3. 원전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요? No
원자력 발전소는 위험한 시설이어서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지을 수 없고, 인구밀도가 낮은 국토 가장자리에 지어야 한다. 따라서 장거리 송전과정에 대규모 송전시설이 필요하게 되므로 발전소와 송전탑 건설에는 필연적으로 그 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

4. 방사능 폐기물 처리가 쉽다고요? No
대표적인 중저준위 방사성 물질 스트론톰과 세슘은 반감기가 약 30년이다. 또한 고준위 폐기물로서 플루토늄이 있는데 이 물질의 반감기는 24,100년이다. 이것을 오고 오는 다음세대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5. 원자력은 청정 에너지이다? No
청정이라는 말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데 원전이 좋다고 선전해 온 문구이다. 그러나 원전 시설용량의 증가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했다는 데이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우라늄 채굴과 가공 및 농축과정에서 엄청난 온실가스가 발생하며 발전부분에서도 핵분열로 방출되는 에너지의 1/3만 전력으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섭씨 30도가 넘는 온배수 형태로 바다에 버려져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6. 방사능은 생명체에 무해하다? No
방사능을 쏘이게 되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방사능 피폭은 체내피폭과 체외피폭이 있다. 체내피폭은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 혹은 공기를 통해서 체내에 방사능이 쌓이게 되는 것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방사능이 축적되면 신체에 갑상선암, 불임, 백혈병, 탈모, 뿐만 아니라 생식 세포에 피폭되면 유전자 이상으로 기형아가 태어나게 된다. 이는 생태계 모두에 영향을 미쳐 방사능으로 인한 돌연변이 동물이나 식물이 나타나는 것이다.
체외피폭은 방사능을 직접 쬐는 것으로 심하면 급성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폭발된 일본 원전에서 작업하던 인부들이 체외피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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