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신화 벗어나기, 탐욕의 그릇 키우기 멈춰야

재난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식이 있습니다. ‘저런 일은 우리에게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는 근거 없는 믿음과 ‘모두 통제할 수 있으니 안전하다’는 오만함, 그로 인해 이득을 얻게 되는 집단의 이기심이 합쳐져 결국 큰 비극을 낳게 되는 겁니다.
현실도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메르스로 인해 겪게 되는 어려움의 출발점에도 영화에서와 같은 근거 없는 믿음과 오만함,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고리원전 1호기를 영원히 멈추고, 새로 2기를 건설한다는 발표가 났습니다. 이 뉴스 뒤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전 이야기’를 꺼냅니다. 원전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값싸다는 신화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 우리의 편안함이 언제든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 위에 지어짐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따지 말았어야 할 ‘선악과’에 손을 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미 영화와 같은 현실이 1986년 체르노빌에서, 그리고 2011년 후쿠시마에서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그 땅은 이제 죽음의 땅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취재를 하며 기독교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한 전문가에게서 들은 말이 인상적입니다.
“우리의 탐욕을 채워주기에는 이 바람과 햇빛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의 탐욕의 그릇이 커가는 것은 저절로 멈춰지지 않습니다. 생태적 회심이 절실합니다.
왜 멈추어야 하는지, 당장에 멈출 수 없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실었습니다. 작은 몸부림이지만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물맷돌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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