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로 세상의 꽃들이 향기를 잃어가고, 생태계를 지탱하는 벌들이 감소하며 해마다 1,000여 종의 동식물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극지방의 빙하는 녹아내리고 사막지역은 넓어져가는 것이 실제 상황인 시대, 처처에 끊이지 않는 지진과 자연재해를 보면서, 이제 생명환경의 문제는 생존과 직결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본시 우주만물에는 하나님의 손길과 숨결이 배어 있습니다. 풀과 벌레와 흙과 별과 해와 달,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사람이 그들과 함께 잘 살라고 창조되었는데,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망가뜨린 것입니다. 우리가 눈에 보이는 세계에만 매여 있는 한, 실적주의와 성장주의, 물질 우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피조물 속 하나님의 숨결
우리 생명환경운동의 근간은 바로 이 우주만물 속에 계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고, 보이는 것에 함몰되어 있는 인간의 지극한 속물근성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에 누구보다 먼저 교회공동체가 앞서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것은 오늘 우리가 지상명령이라고 생명 거는 ‘전도’에 버금갈만한 사역일 것입니다. 각 교회들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펼쳐나가는 사역으로 승화시킨다면 금상첨화이겠습니다.
앞선 환경운동가들이 연대를 이루며 시민의식이 조금씩 깨어나 참여의 연대가 커가고 있는 듯합니다만, 한편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거나 남용되는 폭도 넓어지고 있어서, 이 주제를 우리 대화의 광장에 내어놓고 독자들과 함께 풀어가기를 기대합니다. 이 광장의 길목에서 서로 생각을 나누고 또 삶의 현장에서 이행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생명과 환경이라는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살아왔습니다만, 주변 사람들과 생명이나 환경을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생각과 실제적인 삶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녹색 신앙고백
녹색신앙고백이라 이름한 이런 고백이 있습니다. 신앙과 신학의 빛깔과 상관없이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질서와 피조물에 대한 어떤 견해와 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고, 지금도 창조보전을 위하여 일하심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사랑하사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의 피로 만물과 화목케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은 자 가운데 부활하셔서 영생을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은 모든 피조물이 창조될 때에 보내심을 받았으며, 지금도 만물을 새롭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청지기의 사명을 부여받았으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만물을 충만케 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것임을 믿습니다. 아멘.”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의식 없이 행동했던 수많은 생활습관들이 어쩌면 이렇게도 환경을 파괴하는 것들이었는지 깨달아가는 것이 생명환경운동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생명운동’ 또는 ‘환경운동’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얼마든지 많은 전문자료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속에는 검증되지 않은 자료들이 없지 않겠지만, 우리들의 생명환경에 대한 윤리적 해이를 극복해낼 만한 자료를 갖는 데는 충분합니다.
물론 이 주제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지식수준은 피상적인 환경운동에 머물러 있고, 생활 속에 다른 이슈만큼 깊이 들어와 있지는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간단한 생활운동을 ‘아름다운동행’이 펼쳐 가면 어떨까 기대해 봅니다. 전에도 간헐적으로 펼쳐온 운동이지만, 이런 자발적 불편운동을 통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환경운동연대의 한 구석에서 이런 재미있는 제안을 찾았습니다.
1. 일회용품을 쓰지 맙시다.
2. 이용합시다. 대중교통(교통수단으로 자전거타기도 활성화되어야겠지요).
3. 삼갑시다. 합성세제.
4. 사용합시다. 중고품.
5. 오늘도 물, 전기를 아껴 씁시다.
6. 육식을 줄이고 음식을 절제합시다(음식물을 남기지 맙시다).
7. 칠일 째는 하나님도 쉬셨습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게 삽시다.
8. 팔지 맙시다. 소비광고에 한 눈을.
9. 구합시다. 작고, 단순하고, 불편한 것을.
10. 십자가의 예수님처럼 가난한 이웃을 도웁시다.
불과 이삼십년 전만 해도 노끈 하나, 종이 한 장도 헛되이 버리지 않고 갈무리해 놓았다가 나중에 요긴하게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살았는데도 지구 온도는 조금씩 상승했습니다. 이제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자괴감이 우리를 조급하게 생명환경운동으로 내모는 것 같습니다. 데워지는 솥에서 빨리 뛰쳐나와 불을 끄고 살아나는 일,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 보존하고 우리가 살아나는 길입니다.

김정삼
법조인으로서 이웃의 아픔에 눈을 두는 그리스도인. 교회와 사회와 국가의 바름과 옳음을 생각하며, 윤리 환경 봉사 관련 NGO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원주제일감리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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