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자, 천지세무법인 박점식 회장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에, 쌀쌀맞아 보이는 인상. 감사 일기를 쓰기 전엔 그랬다. 그러나 5년째 감사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 그는 달라졌다.
얼마 전 어머니에 대한 1000 감사를 담은 책 ‘어,머,니’를 출간한 박점식 회장(천지세무법인). 그가 감사일기를 쓰게 된 건 2013년 3월, 우연히 감사에 관한 논문을 읽고서였다.
“매일 5가지 감사쓰기를 하면 3주 후 본인 스스로 변화를 감지하고, 3개월 후에는 다른 사람도 자신의 변화를 알게 된다는 내용이었어요. ‘나도 한번 써봐야겠다’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마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감사일기를 적는다. 박 회장은 인생 최고로 끈기 있게 해온 일이 감사일기 쓰기라고 말한다.

감사가 불러온 변화
감사가 주는 깨달음과 변화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가장 큰 사건은 가족끼리 여행을 갔을 때, 아내와 심하게 다툰 일이에요. 그때 문득 ‘이게 뭐가 중요하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곧 화해를 했죠. 예전에는 다툰 후 한 달간 대화를 하지 않기도 했었거든요. 내게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감사일기 쓰기가 익숙해지자 감사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100 감사를 써서 선물로 주었다. 그러다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에 대한 1000 감사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에게 쓴 1000통의 감사 편지
결코 쉽지는 않았다. 새벽마다 어릴 적 일들을 떠올렸고 쓰는 내내 추억에 잠겨 행복했다. 700개 정도 썼을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고, 이걸 책으로 엮어 함께 묻어드렸다. 이후 300개를 마저 채워 ‘1000 감사’를 완성했다.
“이제껏 제가 이룬 성공이 저의 노력에 따른 보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어머니의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다섯 살의 어린 저를 데리고 흑산도에 들어가 홀로 키우셨어요. 온몸을 혹사하는 육체노동도 마다하지 않으시며 희생하셨죠.”
세상에 공개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유명 일간지에 소개되면서 출판으로 이어졌다. 책에는 ‘소풍날이면 친구들 앞에서 꺼내기 멋쩍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주신 일’, ‘어떤 경우에도 물질보다 사람을 우선시 하도록 가르쳐 주신 일’ 등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다.
어머니께 감사 편지를 쓰다 보니, 과연 자신은 자녀들에게 그런 신뢰를 주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아들도 3년 전부터 감사일기 쓰기에 동참하고 있어요. 처음엔 형식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제가 변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지만,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감사는 하면 할수록 발전하는 것 같아요. 날마다 감사할 일들이 배가되니 신기한 일이지요.”

우수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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