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가 희망이다➌ ‘스탠드(STAND)’

“다음세대가 위기라고 말합니다. 2012년 CCC 발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 복음화율 3.8%, 100명 중 3, 4명만이 예수님을 믿고 있습니다. 미전도 종족을 구분하는 기준이 5% 미만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면 한국 청소년들도 ‘미전도 종족’입니다.”
‘스탠드(School Teenager Awakening Network Disciple)’의 대표 나도움 강도사(전주서문교회·사진)는 이런 현실 속에서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역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교회에 안 온다고 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지요. 고등학생이 일주일 평균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77시간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이제는 학교 밖에서만이 아닌 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만나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학교 기도 모임’ 세우기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 점심시간에 정기적으로 중고등학생들이 학교 음악실이나 특별실 등에 모여 함께 찬양하며 기도하는 모임이다.
“아이들이 삶의 터전인 학교에서도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기도하고 있던 학생들
“지난 2012년 초에 학교 기도 모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안타까워서 학교로 들어가서 예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지요.”
그러나 쉽지 않았다. 학교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도 딱히 없었다. 그냥 시간만 지나갔다.
“그 전까지는 ‘하나님, 지하철로 왕래할 수 있는 학교만 가서 사역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 거리와 시간 상관없이 불러만 주시면 가겠습니다’라고 기도를 바꾸었지요.”
그렇게 기도하자 한 학교와 연결이 되었다. 아무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었다는 아이들의 요청으로 찾아간 학교. 점심시간에 3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서 나 대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그 기도 모임을 세운 여학생에게 어떻게 모임이 생겼는지 내용을 들어보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친구들이랑 점심시간에 학교 교정을 지나가는데 찬양소리가 들렸어요.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교실에서 남학생 둘이 기도하며, 찬양을 하고 있었어요. 정말 놀랐어요. 그래서 함께 기도하자고 했지요.”
언젠가 기도모임이 생기길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던 두 남학생. 한 명은 틱장애를 갖고 있었고, 또 한 명은 외모 컴플렉스로 어찌 보면 학교에서 주목받지 않는 아이들이었다고. 그런데 그 아이들이 학교에 기도 모임이 생기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중심을 보시지요. 그렇게 시작된 모임이 스탠드를 만나서 더 열심을 내게 되었고, 지금은 50명 정도가 모이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학교 기도 모임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도 쉽게 참석한다는 거예요. 그 모임을 통해 교회에 출석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 이야기들이 학생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학교와 학교 사이에 전해졌고, 스탠드 사역을 SNS를 통해서 알게 된 아이들이 연락을 해왔다. 자신들의 학교에서도 모임을 갖고 싶다고, 그렇게 아이들과 연결되었다.
몰라서 그렇지, 학교 안에는 이미 기도하는 아이들이나 선생님이 있었다. 다만 자신들처럼 기도하는 이들이 있는지 모르거나, 모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나서지 않았던 것.

학교 기도 모임 네트워킹
전국에 다양한 학교 기도 모임 사역자나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 대표는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그들을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올렸다. 그 반응은 놀라웠다.
외롭게 혼자서 학교에 기도 모임이 생기기를 기도하고 있던 아이들이 그 단체들과 연결되어 모임이 생기기도 하고, 인천 같은 경우는 지역 연합 모임이 생겨 큰 규모의 집회를 갖기도 하였다. 또한 지역 교회와 연결되어 후원을 받게 되는 등 놀라운 일이 벌어지거나 도와줄 사람이 없어 학생들끼리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이 일을 위해서 이미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던 교사를 만나는 일도 생겼다.
모임에 나오는 아이들이 담배를 끊고, 쓰레기를 줍는 등 삶의 변화가 왔고, 왕따 당하던 친구들이나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품게 되자 학교에서 보는 눈도 바뀌었다.
“많은 분들이 물어요. 매주 그 모든 학교를 찾아가냐고요. 모임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유지하는 것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지도합니다. 매주 찾아가고, 모든 것을 다해주면 결국 모임이 사라지더라고요. 스스로 고민하고 부딪칠 때 아이들은 ‘신앙의 야성’을 갖게 되고 잡초와도 같은 신앙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연결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는 공통의 고백이 있다.
“우리는 학교에서도 크리스천입니다.”

아이들의 고백
“저희 기도모임은 점심 때 하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점심시간에 다른 활동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요? ㅜㅜ 기도해주세요.”
“과학실에서 친구랑 저랑 둘이서 시작했는데 오늘 과학 선생님 중 한 분이 쓰지 말라고 하시네요. 어쩌지요? 기도해주세요.”
기도 부탁뿐 아니라 기도 모임에 관한 고백도 쏟아져 나온다.
“제가 고1 때는 리더언니랑 저 둘이 했는데, 이제는 새 친구들이 와서 25명 정도가 되었어요. 아직 많이 부족한 기도인도자이지만 더욱 더 기도하겠습니다.”
“모임을 위해 1년 동안 기도하고 있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다가오시더니 ‘혹시 너 교회 다니니’하고 물으시더라고요. 그게 시작이 되었어요.”
“내가 예수님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부족한 저도 이런 귀한 모임을 세울 수 있도록 시키셨는데 다른 친구들은 얼마나 크게 사용하실지 궁금합니다.”
“원래 저는 교회 안 다녔는데, 모임에 가게 되면서 교회에 다니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교회를 나갑니다.”
“적은 인원이 모이더라도 학교에서 예배할 때 참된 기쁨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장소와 친구들, 도와줄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고민하지만 예배하는 마음만 있으면 나머지는 이미 다 예비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믿지 않는 친구들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학교 기도모임입니다.”
“학교는 학생인 우리들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떻게 해’라며 주저하지 마시고 하나님께서 학교를 살리고, 친구를 살리고, 선생님을 살리겠는가 물으실 때 예수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우리가 됩시다.”

전국의 중고등학교가 5천개가 넘는데 기도 모임이 있는 학교는 500개이다. 나 대표는 이러한 사역이 계속 이어지려면 신학대 내에서도 ‘학교에 세워진 모임을 돕는 동아리’가 생겨야 하며, 지역교회와 신학대학이 연합하여 학교를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디나 쉽게 학교모임이 세워지지 않습니다. 어렵게 세워져도 무너지기는 쉽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한 사람이 있으면 다시 세워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 한 사람이 학교를 품고 자리를 지켜준다면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이루십니다. 우리는 포기해도,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