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이야기 - 디바인카페교회의 의미 있는 도전

기독교미래학자인 레너드 스위트 드류대 석좌교수는 “한국교회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이나 전략을 고민할 게 아니라 예수만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그가 이루신다”고 강조한다. 프로그램이나 전략으로 본질에 접근하는 게 아니라 본질을 추구하다 보면 프로그램이나 전략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똑같아 보이지만 과정과 결과에 있어 매우 다르다.

“카페교회가 무슨 교회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교회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요. 카페교회는 미래목회의 한 가지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교회가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어선 안 되잖아요.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만 괜찮은 그런 유람선이 아니라 교회는 분명히 구원선 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시대의 교회는 힘이 없습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조직화와 교권화가 가져온 일종의 결과물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우리를 돌아보고 절치부심하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디바인카페교회 임병진 목사는 단호했다.

전통적 교회상을 깨다
부천시 오정구 작동의 까치울마을은 40여 가구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다. 디바인카페교회가 마을의 일원으로서 자리를 잡은 것은 2012년. 평일에는 커피를 비롯한 음료와 약간의 다과를 팔고 주일에는 예배를 드린다.
“세상적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죠. 전통의 틀을 깬 것은 맞지만 침체되어 있는 한국교회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끙끙대는 모습은 보이지 않나봅니다.”
임 목사는 디바인카페교회를 개척하기 이전에 부천 도심의 상가건물을 세내어 목회를 한 경험이 있다.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나름의 전도 프로그램도 모두 시도해 보았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50명 정도의 성도가 모였다. 그러나 어려움은 그 다음에 밀려들었다.
“상가교회의 한계를 뼈저리게 경험했지요. 교회 뒤쪽 아파트에 1500세대가 입주를 했는데, 단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어요. 아파트 입구에 세워진 대형 교회는 전도도 안 했는데 100명이 자진 등록을 했고요.”
이때부터 임 목사는 세상과 구별되는 목회전략이 무엇일까 고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얻은 결론이 바로 ‘문화’였다. 카페교회는 ‘영성’을 문화에 녹여 세상을 리드해 가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주중에 커피를 마시러 들렀다가 디바인카페교회에 등록한 교인 여러 명이 이를 입증하기도 한다.

주민이 되어 지역을 섬긴다
디바인카페교회에서는 두 달에 한 번 지역음악회가 열린다. 이제는 지역명소로 입소문이 나서 마을 사람들 외에도 상당수 타 지역 사람들이 함께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임 목사의 특별한 노력이 녹아있다.
“작동 까치울 마을협의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을을 섬기려면 우선 주민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현재 마을협의체 회원 12명 가운데 7명이 임 목사와 성경공부를 한다. 타 종교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사람도 있다.
“카페교회로 개척할 때 이전 교인 몇명이 교회를 옮겼어요. 그리고 지금도 목회자가 교인들을 더 돌보고 사랑해주길 바라지요. 하지만 그런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얘기해요. 우리 교회가 있는 이 마을을 위해 일하는 것을 독립운동으로 생각해주면 안 되겠느냐고요. 그것이야말로 교회가 영성과 문화를 조화롭게 해서 세상의 리더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요. 목사는 양을 돌보고 교회를 돌봐야 하는 것 맞지만 세상도 돌봐야 하지 않을까요.”

원영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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