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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춤을~
[184호] 2015년 03월 08일 (일) 전영혜 @
신혼기를 지내며 결혼이 현실로 와 닿은 여성은 바로 ‘엄마가 될 준비’에 들어간다. 누군가 ‘지혜는 변하는 공간에 잘 적응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듯이 말이다.
은성 씨는 편안하고 믿음직한 남자, 신앙의 가정에서 자신을 좋아해 주는 분위기에 휩싸여 쉽게 결혼을 결정했다. 예쁘다며 모두들 반겨주니 좀 이른 감이 있었지만 일찍 자리 잡는다는 생각으로 결혼 생활의 문을 열었다. 아이 낳아 기르고 또 아이 낳아 두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사랑하는 법도 배우고 보람도 가득하지만 ‘푸른 시절이 이렇게 다 가는가’ 문득문득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기에 십여 년의 세월 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갖지 못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 사건이 있었다.

아나운서가 될 줄 알았는데
작은 애를 데리고 모처럼 서울 시내 나들이를 나간 날이었다. 보이는 것마다 질문을 해대는 아이에게 정신이 빼앗겨 있는데 “어머, 너 은성이 아니니?” 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중학교 때 선생님이었다. 반가워 인사를 나누다 선생님은 갑자기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였다. “난 네가 발음도 분명하고 목소리도 깨끗해서 아나운서가 될 줄 알았는데…” 말끝을 흐리시는 선생님에게서 안쓰러움이 전해져왔다.
‘맞아, 그런 꿈을 가졌었지’ 선생님이 그걸 기억해 말씀하신 것도 놀라웠고, 아예 잊고 산 자신도 놀라웠다. 그날 은성은 약간의 혼란이 왔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나.’
돌이켜 생각해보지만 한가하게 있었던 때는 별로 없었다. 첫애 낳고 잘 키우려 좋은 강의 찾아 듣고 책 읽으며 아이 얘기에 귀 기울인 매일의 삶. 아이 둘이 되자 어느 애에게도 소홀하지 않으려 더 에너지를 내며 따라다닌 순간들. 모두 힘을 다한 행복이고 보람이었다. 음악에 맞춰 아이들과 함께 춤추며 깔깔 웃어댈 때는 건강함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했던가.

이제 다음 단계 준비를 해볼까
은성 씨가 결혼 후 일을 계속해나가지 않은 데에는 자녀교육과 삶에 대한 나름의 정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 6세까지 아이의 뇌 발달과 지능의 80%가 이뤄진다는 걸 듣고 작은 애가 초등학교 갈 때까지는 아이들에게 전념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다보니 중간점검을 받은 것이라 할지.
그런데 옛 선생님을 통해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를 받은 거 같았다. 그동안 교육 방송을 보며 생각했던 일이 하나 있었다. 하루에 두어 시간 정도의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시작해 보는 것이다.
엄마에게 맞는 일자리
언젠가 좋은 엄마 코칭을 통해 들은 ‘여유시간 만큼 일하는’ 영국의 크리스천 엄마들 얘기가 생각났다.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하고도 기꺼이 가정 돌보는 일을 주로 삼는 그 여성들은, 건강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여유 시간만큼만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에서 적은 보수를 받고 기꺼이 일한다는 것. 그것은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에서 다른 가정의 가장을 위해 양보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은성 씨는 삶이 다시 정돈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간 자신의 삶이 생각 없이 지나간 게 아니었음을 확인하고, 이제부터 약간의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게 된 것이다.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기다려주는 사람으로서, 바깥에서 있었던 일을 실컷 얘기하는 ‘우리 집 분위기’를 유지하려면, 엄마는 덜 바빠야 된다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이다.

전영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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