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이야기 / 인천제2교회 ‘사랑의 목욕탕’

이웃을 위한 목욕탕
인천제2교회(이건영 목사)는 인천에서 두 번째로 세워졌습니다. 1948년부터 67년동안 지금의 자리를 떠나지 않았지요. 개발의 뒤안길에서 구도심으로 밀려난 동네에는 그 흔한 고층아파트는 고사하고 다닥다닥 붙은 벌집들과 공구상가가 즐비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인천제2교회는 동네에서 가장 멋진 건물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멋지게 보이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사랑의 목욕탕’ 덕분이지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낮이면 40명 가까운 어르신과 노숙인들이 교회로 향합니다. 무료로 목욕을 하기 위해서지요. 수건과 세면도구 일체 그리고 로션과 스킨까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는 인천제2교회 사랑의 목욕탕은 가히 호텔급이라고 이미 소문이 자자합니다.
목욕탕이 하나라서 화요일에는 남자가 사용하는데, 동인천역 부근에서 노숙하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노숙하는 사람의 외모적 특징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2012년 5월 처음 개장했을 당시에는 냄새도 대단했습니다. 수건도 많이 없어졌고요. 교회에 나오라고 저런다며 일부러 더 무뚝뚝한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들이 이제는 목사님께 “말씀 한마디 해 주세요” 먼저 말을 건네고, “수건은 우리 스스로 개키고 갑시다” 이야기하고, “지난주에는 왜 안 왔어”하며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목욕을 끝낸 후 교회에서 제공하는 라면 두 개를 받아들고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요. 그들에게 목욕은 생활을 넘어 인생의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음으로 노숙인을 품어
지역의 유서 깊은 교회인 만큼 어머니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그런 인천제2교회에게 있어 ‘사랑의 목욕탕’은 특별한 사역입니다.
교회를 새로 건축하면서 목욕탕을 만들 때는 장애우를 염두에 두었었는데 그러기에는 시설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 지역민을 위해 내놓기로 했습니다.
노숙인들에게 문을 열게 된 데에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동인천역에 전도하러 간 교인들이 노숙인들을 보고 마음이 안쓰러워 목욕탕을 소개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까요. 꾸준히 섬기는 봉사자도 9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길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시라’는 잠언의 말씀이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인천의 구도심 도원동, 교인의 단 5퍼센트만 걸어서 출석하는 비거주지역 비아파트지역에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