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 이승아의 ‘내 것이 아닙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한 달 조회수 420만회, 출간일 기준 총 방문자 2천만 명에 달하는 파워 블로거 이승아. 인테리어, 운동,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글과 본인 자신의 일상에 대한 글로 블로그 이웃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그녀가 책 ‘내 것이 아닙니다’(도서출판 삼육오)를 냈습니다.
출간한지 두 달 남짓인데 네티즌의 리뷰는 이 겨울을 모두 녹여버릴 듯 훈훈합니다. 나이 들면서 오랜만에 책을 완독했다는 독자, 하루 만에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독자, 제목처럼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고 고백하는 독자 등 그녀의 스토리가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대학 3학년 당시 하숙집에서 처음 만나 뜨겁게 연애하고 결혼에 골인한 부부는 17년 동안 주위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재미있게 살았습니다.
딸 아들 낳고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부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집니다. 폐암 4기라는 판정을 받은 남편과 하루아침에 암환자의 보호자가 된 아내. 그 후 부부는 하루하루의 삶이 ‘사랑’임을 증명해 보이듯, 전보다 더욱 사랑하며 투병생활을 합니다. 비록 그녀의 남편은 천국으로 떠나가는 길, 한 여자의 전부였던 그 남자와의 지난 17년과 그 이후 1년의 일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해줍니다.

한 때는 아름다운 집이 제 가장 큰 자랑이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꾸민 아름다운 우리 집. 잡지에 몇 번 나왔다고 내심 자랑스러워했던 우리 집. 행여나 때가 탈까 혹여나 먼지 탈까 닦고 쓸고 했던 우리 집. 하지만 남편이 아프고 보니 제가 있을 곳은 궁궐 같던 우리 집이 아니라 몇 평 안 되는 비좁은 병실이더군요. 피곤한 내 한 몸 누일 곳은 푹신하고 안락한 라텍스 침대가 아니라 딱딱하고 좁은 보조 침상이었구요. 내 꺼라 믿었던 남편과 공동명의로 되어 있던 자랑스럽던 내 집도 알고 보니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라만 봐도 뿌듯했던 참으로 고운 접시들, 참으로 예쁜 그릇들.
“난 왜 이렇게 꽂히는 게 많지? 남들은 그릇이면 그릇, 가구면 가구, 옷이면 옷... 하나만 꽂힌다는데 난 왜 이 모든 것을 다 갖고 싶지?”라며 투덜대게 만들었던 못 말리던 그릇 사랑. 그 수많은 예쁜 그릇들도 남편과 함께 하는 병실에선 아무 소용도 없더이다! 제가 황량한 병실에서 쓸 수 있는 건 보잘 것 없는 플라스틱 접시와 종이컵뿐이더군요. 15자 붙박이장에 가득한 수많은 옷들과 사랑해 마지않던 명품 백들, 이 또한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편과 함께하는 병실에선 편한 츄리닝과 레깅스면 족하더이다.

어디 그뿐인가요? 이십 년 넘게 나의 자랑이었던, 나를 빛나게 해준다고 나름 완전케 해준다고 믿었던 남편도 제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이젠 압니다. 내 분신, 내 생명, 내 사랑하는 아이들조차 제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이 아이들 또한 그분이 제게 잠시 맡기셨던 선물임을 제가 잊고 있었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지금 갖고 계신 것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예전의 저처럼 ( ) 안에 넣고 싶은 것이 무궁무진하신가요? ^^
없는 것을 바라보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족한 줄로 여기는 행복한 부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에 있으니까요~! 더 많이 소유한다고 더 많이 행복한 게 아니랍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즐기고 만족하는 사람이 되자구요. 내 주위의 사람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자구요~~~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건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그런 기억밖에 없음을 저는 남편의 죽음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요. 우리 ^^ - ‘내 것이 아닙니다’ 중에서

원영선 객원기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첫 직장을 광고대행사 대보기획에서 시작했다. 이후 방송작가로 변신, EBS, 기독교TV, KBS, CGN 등 일반과 교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베테랑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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