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목민심서와 선비설교자’ 낸 김안식 목사

진정한 성공은 외형의 부흥과 궤적 다름 지적
요란하지 않은 목회자가 그리운 시대입니다. 조용하지만,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신뢰가 가고 무언의 공감이 느껴지는 목회자가 그립다고들 합니다. 교회에서 진행되는 일들이 ‘행사’로서가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의 삶의 부분이 되는 목회의 진정성이 그립다고들 합니다.
이런 목회자들이 많이 계십니다. 조용해서 잘 안 보일 뿐입니다.
김안식 목사(강서교회)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풀어 깎고 다듬질하여 ‘다산의 목민심서와 선비설교자’라는 책을 내놓았습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선비 설교자의 자세를 찾아내고 초기 한국교회의 소중한 목회자료들을 더하여 오늘 한국교회 앞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상처가 많은 오늘의 한국교회 목회현장에 ‘선비설교자’라는 단정한 책 한 권이 나온 것은 조용해 보이지만 실은 ‘굉음’(轟音)으로 들려질 내용입니다. 조선시대 왕의 부름을 받은 목민관의 자세가 이렇게 지엄할진대,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목회자나 사역자들은 목민심서에서 말하는 ‘수기치민’(修己治民:자신을 닦고 백성을 다스림) 정도에 머무를 것인가 하는, 저자의 순교자적 외침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목민심서의 애민사상과 목회자의 소명의식이 다르지 않은데서, 눈에 보이는 권력을 숭상하는 듯한 성공주의에 일침을 주고 있습니다.
곽안련 선교사를 비롯한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이 신학도들을 가르치며 기록해 둔 ‘목사채경’이나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 그리고 목사들이 주의할 점 등을 ‘신학지남’ 같은 옛 자료에서 찾아 논문을 썼기 때문에, 그 소중한 자료들도 목민심서의 내용과 함께 다듬어져 실려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100년도 더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약용이 주장한 목민관의 본분과 초기 선교사들이 가르친 목사채경의 내용이 빛바래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공감을 주는 목회자들에게 교훈이 되고 있음이 놀랍습니다.
저자는 “바늘구멍만큼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시도해보자고 시작한 논문이었는데, 열매가 맺어져 감사가 큽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 같은 한 목회자의 애씀이지만, 이런 소중한 자료들이 널리 보급되어 한국교회에 변화와 회복을 일으키는 새로운 바람이 되고, 젊은 목회자들에게 지침이 되길 바랍니다”고 소망을 전해주셨습니다.
어느 목회자에게나 가장 큰 숙제가 설교이고, 설교의 성공이 곧 목회의 성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성장지상주의나 외형주의와는 결코 궤가 다르기 때문에, 목회자의 가치관 여하에 따라 매우 다른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기본’에 소홀한 오늘의 세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운동선수나 기예를 닦는 이들이 기본기에 충실하지 않고 메달리스트가 되면 금세 바닥이 드러나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책임있는 시민정신은 목회자이든 아니든, 동일한 소명의식이기 때문입니다.
다산의 목민심서 이해에서부터, 다산의 목민관과 설교자, 목민심서로 세우는 설교자상으로 구성된 책 속에 소명의 설교자, 수기(修己)의 설교자, 치인(治人)의 설교자, 선비 설교자의 네비게이션이 들어있습니다.
깔끔하고 소박한 시를 지어내는 문인이기도 한 김안식 목사님은 강서교회 2대 목사님으로, 온 성도와 진정한 가족이 되어, 16년째 사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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