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교회’ 큰나무교회 33년의 이야기

지금까지 이런 교회사는 없었다. 연혁은 물론이고 인물 소개도 없고 성전 사진도 없다. 그저 교회가 지나온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낸 것이 전부다. 오직 ‘그 분’의 이야기만 담고 싶었다는 책 ‘이런 교회- 큰나무교회 33년의 이야기(도서출판 토기장이)’는 그래서 좀 특별하고 독특한 책이다.
출간 기념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임종수 원로목사(큰나무교회)는 길이 잘 든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젊고 남다른 패션을 멋지게 소화하는 감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출판능력도 남다르다. 책 표지의 제목은 그의 캘리그라피로 탄생한 작품이고, 글과 함께 수록된 수십여 장의 일러스트를 모두 손수 그렸다.
그는 어린이교회로 시작해서 어른교회 목회로 옮겨간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지금도 마음 한켠에 어린이 대상 목회의 그리움을 담고 산다는 그는 어린이학교 사역의 교육자료 다수를 손수 개발해낼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지금까지 지속해온 목회 여정의 면면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박명룡 목사(큰나무교회 담임)의 교회사 출간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임 목사의 목표는 하나였다. 책꽂이에 갇히지 않고 읽히는 책을 내겠다는 것. 그리고 몇 가지 지침을 마련했다.

첫째, 무엇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서술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다른 교회들이 선택한 편년체(연월일 순으로 기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외부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였다. 외부필진을 저자로 선정한 것도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도였다.

둘째, 성공을 담는다면 실패도 함께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끊임없이 실험적인 목회를 지향한 임 목사에게 사역 하나하나는 모험일 수밖에 없었고 때때로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이런 양면의 모든 것을 진솔하게 담아낸 것.

앞으로 2, 3단계 기획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린이용 이런 교회’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이런 교회’가 그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읽고 싶은 교회사를 출간한 임종수 원로목사는 스스로를 ‘큰나무지기’라고 표현한다. 큰나무지기가 보낸 33년의 세월 속에서, 성장에 매몰된 한국교회가 깨어나고 교회다운 선한 영향력을 다짐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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