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대회 뒷이야기

지난 9월과 10월, 인천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 지역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서포터의 역할을 한 훈훈한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참가국 중에는 중국이나 일본, 대만처럼 선수단 수가 많고 잘 알려진 나라도 있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국가들도 적지 않은 점에 착안해 ‘기독 봉사인 협의회’를 구성, 입국 환영을 비롯한 경기 참관과 응원을 돕도록 했다. 이에 인천 지역교회들은 각각 한 국가를 맡아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봉사했는데 한국의 따스한 온정을 나눠 선수단을 감동케 한 몇 교회 이야기를 들어본다.

교회 게스트 룸에서 접대한 대은감리교회
“저희는 타지키스탄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온 12명의 선수들을 맡았어요.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인데 경제적으로 약한 나라임을 알고 경기가 있던 일주일만 선수촌 생활을 한 뒤 나머지 20일간의 숙식을 제공하기로 한거지요. 알고 보니 선수촌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경기에 지면 바로 출국하는 분위기여서, 저희는 마침 추석에 만나 명절도 소개하며 교인들이 한 끼씩 접대하는 가운데 나눔과 섬김의 기회를 가진 것입니다.”
“또 그 선수들이 이용해야 하는 태권도 연습장이 천안과 일산에 있어 이동하는 일을 돕기도 하다가 메달을 땄을 때는 얼마나 같이 기뻐했는지 몰라요. 나중엔 서울과 인천지역 관광까지 안내하며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봉사를 담담히 전하는 전 명구 감독은 다들 이 정도 했을 거라며 내놓을 일이 아니라고 겸손히 말했다.

왕자의 감사 인사까지 받은 송월교회
“카타르가 저희 교회와 맺어지며 어떻게 다가갈지 생각했어요. 중동 국가에 교회를 직접 드러낼 수 없어 민간단체 자격으로 봉사하기로 하고, 공항 도착 때부터 현수막을 들고 가 따스하게 맞이했지요. 이어 첫 경기, 두 경기에 계속 같은 응원을 보내자 팀 대표가 질문하는 거예요. ‘당신들은 누구며 우리를 왜 편들고 있느냐’구요. 우린 한국에 온 팀들에 봉사하는 서포터라고 하며 경기마다 계속 카타르를 외쳤지요. 그렇게 이어진 응원 몇 주째 ‘왕자님이 대표자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호텔 내부에 꾸민 접견실에서 왕자는 감사의 인사와 함께 기념품을 내밀며 카타르에 올 일이 있거나 사업할 생각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하더군요.”
끝내 복음 한마디 전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박삼열 목사는 ‘언젠가 주의 사랑으로 교회가 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지 않겠느냐’며 인터뷰를 마쳤다.

여섯 경기에 두 시간 이상씩 응원
“저희는 영어와 중국어를 통역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말레이시아를 선택했습니다. ‘무엇이든 도움을 주겠다’는 문구와 함께 연락처를 넣어 딸기 모양의 가방을 각자에게 전달했지요. 그랬더니 쇼핑, 관광 등의 질문이 있어 도움을 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여섯 번의 경기에 두 시간 이상씩 참석해 응원한 일이 기억에 남을 거예요.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과 고국에 돌아가 한국선교사들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것이지요.”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선수단이 출국할 때도 배웅하려 계획했는데, 경기에 진 팀들이 각기 출국하는 바람에 제대로 마무리가 안 된 느낌이라고 신덕수 목사는 아시아경기대회 봉사이야기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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