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문화플랫폼 카페 ‘허그인’ 대표 신성국

우리는 왜 서로 나눠야 할까? 여기에 대한 하나의 대답은 카페 ‘허그인’ 입구에 붙어 있는 현수막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나눕니다. 그냥 좋아서!’ 어떤 이유나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좋아서 나누는 것이다. 나눔을 통해 우리가 행복해지기 때문에 서로 나누는 것이다.


선한 의지는 강한 파급력을 갖는다. 처음에는 그것이 그저 한 사람의 가슴속에서 시작된 개인적 꿈이라고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뜻 맞는 동조자들이 나타나 힘을 준다. 나눔문화플랫폼 카페 ‘허그인’의 신성국(29) 대표의 경우가 그랬다.


신 대표가 처음으로 ‘나눔’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대학 재학 시절이었다. 우연히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가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소년 트레버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학교 선생님의 숙제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트레버는 한 사람이 세 사람을 도와주고, 그 세 사람은 또 각각 다른 세 사람을 도와주고, 이런 식으로 도움의 릴레이가 계속되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서로 돕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에 옮긴다.


영화를 본 신 대표는 큰 감동에 빠졌다. ‘나도 한 번 해볼까?’ 이것이 시작이었다. 친구, 선ㆍ후배 등 주변의 한동대 학생들을 설득해 선행 릴레이를 시작했다. 이 릴레이에는 한 학기 동안 무려 300여 명의 학우들이 동참했다. 소년ㆍ소녀 가장을 돕기 위한 ‘아름다운 모금함’, 경비하는 아저씨들에게 선물을 주고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에게 콘서트를 열어주는 ‘아름다운 감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를 계속했다.
주위의 반응도 뜨거웠다. 신 대표는 활동의 내용과 영상을 편집해 글로벌 라이프 공모전에 제출했는데 대상을 받았다. 주변에서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네가 뭔가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고, 개인적으로는 큰 회사에 입사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고민이 안 될 수 없었다.
김난도 교수 등 300여명의 멘토를 만나 조언을 구한 신 대표는 하나의 공통된 대답을 얻는다. 그것은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 너의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는 것이었다. 신 대표는 이들의 말을 통해 확신을 얻었다.

톡톡 튀는 나눔의 방식들
2호선 전철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카페 ‘허그인’(http://blog.naver.com/cafe-hugin)은 지난해 9월 오픈했다. 신 대표가 2012년 1월부터 1천여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며 자신의 비전을 제시한 결과 얻어낸 성과이다. 본인이 꿈꾸는 나눔 네크워크의 구축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이는 열린 공간이고 향후 미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갈 전진기지이다.


‘허그인’에서는 다양하고 기발한 형태의 나눔들이 계속된다. 우선 ‘허그인 터치’라는 이 카페의 메뉴는 커피와 차 두 종류의 음료 중 하나를 선택하면 내가 오기 전 그 메뉴를 주문한 손님이 선택해놓은 음료와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신 다음에는 나 역시 다음 사람을 위해 음료를 선택하고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허그인터치’다. 음료를 통한 일종의 마음 릴레이다.
또 여러 가지 형태로 공간을 나누거나 신인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주는 ‘스토어 쉐어링’, 물을 절약해 절약된 양만큼의 물을 나눠주거나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한 텃밭 나눔, 지혜 나눔, 음악 나눔, 마음 나눔 등 기발한 형태의 무수한 나눔들이 계속된다.

‘그냥 좋아서 나누다’
신 대표는 현재 나눔의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 기본적 토대가 되어 줄 수 있는 세 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허그인 프라미스 ▲허그인 아카데미 ▲허그인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허그인 프라미스는 대국민 나눔 프로젝트이고, 허그인 아카데미는 나눔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또 허그인 네트워크는 나눔 실천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올해 안에 런칭된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우리는 왜 서로 나눠야 할까? 나누는 것이 우리 사회에 약간의 변화를 불러올 수는 있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하나의 대답은 카페 허그인 입구에 붙어 있는 현수막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나눕니다. 그냥 좋아서!’


어떤 이유나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좋아서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순수한 대답이지만 여기에는 뭔가가 더 필요하다. 우리는 그 부족분을 ‘사랑’에서 찾는다. 사랑의 가장 기초적이고 궁극적인 표현은 내가 가진 무엇인가를 너와 공유하는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너에게 무엇인가를 준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이 차갑고 이기적인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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