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로만 끝나는 것 아닌 ‘현실 속 감사 나눔’

A씨가 감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
퇴근 후 지하철에 몸을 실은 A씨는 여느 때처럼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감사일기 어플리케이션을 열어 하루의 감사를 짧게라도 적게 되었다는 것. 최근 친구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감사 릴레이’ 다음 주자로 지목받았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감사 릴레이’는 감사제목을 게시물로 올린 후 3일 동안 매일 2명을 지목하여 감사를 이어가게 하는 방식인데, ‘감사’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게 되었던 좋은 시간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감사가 소설로, 소설이 영화로, 영화가 현실로
‘감사 릴레이’에서부터 ‘아이스버킷챌린지’까지 사랑과 나눔 릴레이라는 측면에서 따라 올라가다보면 기억나는 영화가 있다.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가 바로 그것.
영화에서 한 선생님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주인공은 ‘다음 사람에게 베풀기’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한 사람이 아무 대가 없이 3명을 돕고 도움을 받은 이들은 또 다시 다른 3명을 돕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현상이 일어나고 결국 세상이 아름다워질 거라는 것이 그의 아이디어였다.
캐더린 라이언 하이디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실제로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해 거의 죽을 뻔한 상황 속에서 생전 보지도 못한 두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도움을 준 이들을 다시 만날 길이 없는 그녀는 그 감사를 소설로 써냈다.
영화 흥행 이후 ‘Pay it Forward’ 재단이 설립되고, ‘Pay it forward Day’도 만들어졌다. 다음 사람에게 베풀고 그에 대한 감사를 다른 사람에게 또 베푸는 형식의 운동이 벌어졌는데, 최근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인기를 끌었던 뒷사람의 커피 값을 대신 내주는 ‘뒷사람 커피 사주기’도 그런 릴레이 감사 나눔의 일환이다.

릴레이 감사 나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감사일기’ 저자이자 감사운동을 이끌고 있는 이의용 교수(국민대)는 ‘감사 릴레이’에 대해 “감사는 자발성을 중심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또한 캠페인 방식으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만 진행되면 일정 기간이 지나 소멸될 수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감사하는 릴레이 방식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가 추천하는 감사 릴레이 방법은 오히려 교회나 회사, 소그룹 등 닫힌 모임 안에서 감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식이 좋다고 제언한다.
“회사 게시판을 사용해서 감사 릴레이를 해도 좋고,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도 좋다. 그렇게 될 때 지체들을 신경 쓰고 눈여겨보게 된다. 약간의 긴장감은 있겠지만 삶을 변화시키는 측면에서 좋은 방법이며, 감사를 하는 문화가 정착이 되면 ‘베푸는 문화’가 공동체 안에 생기게 된다.”
감사가 글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단계’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것.
“감사 릴레이는 결국 내가 받은 것에 대한 감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될까,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베풀며 살 수 있을까 고민하고 노력하는 삶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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