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단 한 곳, 엄청난 호황을 구가하는 곳이 있습니다. 웬만한 분들은 이미 감상하셨겠지요. 이순신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 그 내용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가는 별로 관심사항이 아닙니다. 관객이 열광하는 것은 짧은 한마디 때문입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尙有十二 舜臣不死)
이순신의 이 한마디는 촌철살인과도 같은 표현입니다. 죽을 힘을 다하는 이순신의 리더십은 우리의 허기짐을 채우는 한줄기 생수 같았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어떤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 무언의 공감을 하게 했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얼마 전, 광화문 세종로에서 교황을 향해 환호하는 군중들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의 현주소를 거울처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아이러니지요. 종교개혁가들이 타락한 종교를 더 이상 방관할 수가 없어서 5세기 전에 생명 걸고 개혁한 개신교회인데, 지금 그 개혁정신이 기력을 잃고 ‘개혁대상’이 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한국교회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한국교회의 불편한 현실을 드러내어 어쩌자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이야기가 가능하겠으나, 우리는 그저 뚜벅뚜벅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생활’이 아니라, 그대로 ‘믿음생활’이 붙어있는 것 말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믿음과 생활을 각각 가지고 그것이 곧 믿음생활인 줄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잘 사는 것’을 ‘누리고 사는 것’과 동일시하는 가치관은 성경적 가치관이 아님을 믿는 우리는, 이제 더욱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에 집중하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아름다운동행은 몇 가지 핵심사역을 내놓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에 집중하고자 하는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소리없이 운동력을 키워가려 합니다. 이미 아름다운동행의 동행인인 우리들의 공동선(善)을 추구하는 작은 사역공동체가 되겠지요. 이 땅에 그리스도의 향기 가득한 그날까지. 누림이 아니라 섬김으로 살아가는 착한 누룩들의 아름다운 행진을 그려봅니다.
세 번째 열리는 감사이야기 공모전에도 개인과 공동체들이 참여해 주세요. ‘감사’는 바이러스 정도로는 안됩니다. 우리 체질 안에 DNA로 자리잡도록 훈련하고 체질화해 가도록, 개인과 가정에서, 그리고 공동체에서 꾸준히 실행해나가도록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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