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배형규> / <천사는 오후 3시에 커피를 마신다>

“나에게 형규는 늘 살아 있는 친구입니다 ”

내 친구, 배형규
박원희 저 / 우리가만드는책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순교한 배형규 목사를 기억하며 대학 시절부터 단짝 친구인 박원희 목사(낙도선교회 대표)가 쓴 책, ‘내 친구, 배형규’ 프롤로그에는 긴 글이 실려 있지 않았다.
“사랑하는 하나님, 형규가 지금도 많이 보고 싶습니다.”
이 한 줄의 문장에 수없이 불러본 친구의 이름이, 그 그리움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시간에 쓴 글이 아니에요. 형규가 떠난 후 속을 달래고 싶을 때도, 울고 싶을 때도 계속해서 글을 썼어요.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글들을 정리해서 낸 거예요.”
2007년 분당샘물교회 청년 단기선교팀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납치되었을 때 비난이 빗발쳤다. 당시 박원희 목사는 기도를 부탁하는 글을 올렸고, 그 글은 박 목사의 허락 없이 언론에 게재됐다.
“너무 괴로웠습니다. 친구의 뜻이 그렇게 폄하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권유하더군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경계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편지까지가 당신에게 지금 주어진 역할이라고요.”
그래서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묻은 친구를 향한 그리움을 이번에 글과 함께 직접 삽화를 그려 책으로 펴냈다.
“언론에서는 단기선교에 대한 반성적 논의가 시작되었어요. 우리에게 십자가가 없음을 통회해야 할 그 자리에 형규의 죽음에 대한 비판과 해석들이 넘쳐났어요.
나는 울었어요. 말하고 싶었어요. 묻고 싶었어요. 형규를 아시나요? 아시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형규의 죽음만을 저는 순교라 하지 않아요. 그가 살았던 삶이 순교지요. 저는 부르짖고 싶었어요. 형규의 시신을 가슴에 안고 우리 모두 거리에 나서자고요. 여러분의 대부흥을 위한 기도제목, Again 1907년을 달라는 기도의 응답이 바로 여기, 이 형제, 내 친구 배형규를 통해 왔다고요. 제발 분석을 그만 하고 내 아들, 내 형제, 내 목자를 잃어버린 슬픔을 안고, 우리 안에 잃어버린 하나님 최고의 영광, 십자가가 없음을 통회 자복하자고요. 1907년 대부흥을 달라는 우리의 부르짖음의 응답, 배형규 목사의 순교예요.”(배형규 목사의 순교 중에서)
“형규의 죽음은 단순히 개인의 죽음이 아닙니다. 한국교회를 향해 돌아오라고, 정말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형규가 품었던 것처럼 ‘땅끝’이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땅끝을 품는 순교신앙을 잃어버린 지금 우리에게 오히려 형규의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박원희 목사 역시 낙도선교회 대표로 우리나라 436개의 섬과 14만 오지에 그리스도를 전하는 전도자의 일을 하며 섬과 오지의 목회자들을 돕고 있다. 친구가 품었던 것처럼 그에게 있어 땅끝 영혼은 바로 ‘낙도’이기 때문이다.

“삶에도 문법이 있습니다”

천사는 오후 3시에 커피를 마신다
김겸섭 저 / 토기장이


‘운문과 산문이 만나는, 느리게 읽는 책.’
책 설명이 참 특이하다. 느리게 읽는 책이 뭐지? 책장을 넘기다보면 저자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에 대하여 한 줄 한 줄 곱씹을 수밖에 없어 느리게 읽는 책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 제목은 ‘베를린 천사의 시’란 영화에서 따왔어요. 베를린 지역을 관할하는 천사 다미엘이 가난한 공중 여 곡예사 마리온을 사랑하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천사라는 불멸의 신분을 벗어버리고 유한한 생명의 존재인 사람이 되어 살아가지요. 마치 하나님 아들의 위상을 내려놓고 사람의 몸을 입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연상케 합니다.”
그런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크리스천들이라면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며 인생을 정돈하는 시간, 깊은 사색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오후 3시, 생(生)이 갈등하는 시각이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는 너무 늦고, 무엇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기 때문이다…오후 3시를 존중하는 ‘삶’이 필요하다. 오후 3시에 삶을 숙고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러 테라스를 찾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성경적인 관점으로 그만의 해박한 그리스, 러시아 문학을 통한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각자의 삶을 뒤돌아보아야 할 ‘삶의 문법’들을 제안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픈 소리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불치병에 시달리며 통증으로 아파하는 병자의 신음소리이며, 둘째는 불의의 사고를 만나 두려워 외치는 비명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두 소리보다 더 세상을 아프게 하는 소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인격, 영성 그리고 도덕과 양심이 ‘무너지는 소리’였습니다.”
그런 무너지는 소리를 막으려면 저자는 ‘삶의 문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글에도 문법이 필요하듯 삶에도 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무너져 가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억제하는, 영적인 무능과 타락을 막는 축대가 되기 위해 15개 삶의 문법을 제시했습니다.”
‘자기희생’, ‘배려’, ‘절제’, ‘관용’등을 배워가되 우리에게 가래처럼 진하게 붙어있는 ‘위선’, ‘욕망’, ‘편견,’ ‘증오’등은 과감하게 뱉어내라고 말한다. 삶은 ‘상식’과 ‘양심’이라는 두 개의 심장이 작동될 때 건강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세상은 목재, 석재로만 짓지 못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자기희생, 배려로 건축된다. 이것 없이 지어진 세상, 그것은 불법건축이다.”
방화동 한마음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저자는 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신학, 인문학을 수학했으며, 특히 히브리문학, 헬라문학이 서로 어울려 유럽의 시대정신이 된 로마문화,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금도 그 분야를 여전히 탐구 중이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